박찬욱 감독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촬영 허가, BBC대서특필 됐다"[Oh!커피 한 잔②]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3.25 14: 59

 (인터뷰①에 이어) 박찬욱 감독이 그리스 아크로폴리스에서 밤샘 촬영을 허가 받았던 과정을 전했다.
박찬욱 감독은 25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저희 드라마 제작사가 요청을 해서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촬영을)얻어냈다”며 “촬영을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그리스 외교부에 접촉을 시도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찬욱 감독의 첫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감독 박찬욱, 수입배급 왓챠, 제작 BBC・AMC・The Ink Factory・Endeavor Content・모호필름)은 1979년 이스라엘 정보국의 비밀 작전에 연루되어 스파이가 된 배우 찰리(플로렌스 퓨)와 그녀를 둘러싼 비밀 요원들의 숨 막히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 로맨스 스릴러.

‘리틀 드러머 걸’에서 찰리(플로렌스 퓨)와 가디 베커(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서로에게 이끌리는 로맨틱한 장소이자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시발점이 되는 장면은 수천 년 역사를 지닌 그리스의 유적지 아크로폴리스에서 촬영했다. 
원작 속 밤의 아크로폴리스를 고스란히 구현하고자 했던 박찬욱 감독과 제작진은 치밀한 사전 준비를 통해 그리스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촬영 허가를 받아 역사상 최초로 아크로폴리스 밤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그리스 정부에서는 ‘문화제인 그리스 아크로폴리스에서 촬영을 허가해도 되느냐?’라는 문제로 논의를 했다고 한다. 현지 언론에서 대서특필했다. 그리스 아크로폴리스에서 촬영이 허가되자 영국 BBC뉴스에서도 다뤄졌다”고 말했다.
존 르 카레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리틀 드러머 걸’은 스토리 텔링과 미장센으로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아온 박찬욱 감독의 첫 미니시리즈 연출작이다. 미국과 영국에서 공개한 본편이 아닌, 한국용 감독판은 박찬욱 감독의 연출의도를 한층 더 살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서 박찬욱 감독은 “특히나 밤에 그곳에 아무도 못 들어간다. 정해진 시간 이외에 낮이고, 밤이고 못 들어가는데 더군나 그리스 정부에서도 촬영을 허락하기 쉽지 않았을 터”라며 “허락을 해주셔서 다행이었다. 촬영을 하는 동안 확실히 경건해지더라. 거대한 문화유산 앞에 서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관광객도 없이 촬영을 할 때는 하룻밤 사이에 그 장면을 다 찍어야 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리틀 드러머 걸’을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선보였는데 각국의 방송 심의기준에 따라 편집할 수밖에 없었던 장면 및 대사 등 기획의도를 살려 감독판을 다시 선보이게 됐다.
현실 세계의 스파이를 연기하게 된 배우라는 흥미로운 설정과 몰입도 높은 전개, 독창적이고 매혹적인 볼거리가 있는 박찬욱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은 3월 29일 전 세계 최초로 왓챠플레이를 통해 6편 전편이 공개된다. 방송 버전은 채널A를 통해 이달 29일부터 한 주에 한 편씩 6주 동안 공개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주)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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