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드러머걸' 박찬욱 "플로렌스 퓨, '레이디 맥베스' 보고 캐스팅 결심"[Oh!커피 한 잔①]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3.25 13: 53

 영화감독 박찬욱(57)이 배우 플로렌스 퓨(24)와 같이 영화를 하게 된 계기로 그녀의 전작 ‘레이디 맥베스(감독 윌리엄 올드로이드, 2017)를 꼽았다.
박찬욱 감독은 25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어느 감독이든지 느꼈을 텐데, 플로렌스 퓨는 나이도 어린데 그 젊은 배우가 영화 전체를 장악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 감독은 “‘레이디 맥베스’에서 플로렌스 퓨의 대사가 많은 것도 아니었는데 많은 감정이 억제된 가운데서 강렬하게 인물을 표현했다"며 “그녀의 연기를 보면서 ‘나이가 어린 거 같은데 어떻게 저렇게 성숙한 연기를 할까?’ 싶었다. 그래서 ‘리틀 드러머 걸’을 위해 먼저 만남을 청했다”고 캐스팅 당시를 전했다. 

영국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감독 박찬욱, 수입배급 왓챠, 제작 BBC・AMC・The Ink Factory・Endeavor Content・모호필름)은 1979년 이스라엘 정보국의 비밀 작전에 연루되어 스파이가 된 배우 찰리(플로렌스 퓨)와 그녀를 둘러싼 비밀 요원들의 숨 막히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 로맨스 스릴러.
존 르 카레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리틀 드러머 걸’은 스토리 텔링과 미장센으로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아온 박찬욱 감독의 첫 미니시리즈 연출작이다. 미국과 영국에서 공개한 본편이 아닌, 한국용 감독판은 박찬욱 감독의 연출의도를 한층 더 살렸다고 볼 수 있다.
배우 플로렌스 퓨가 연기한 무명배우 찰리는 연극 무대와 오디션장을 전전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릴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 플로렌스 퓨는 배우와 스파이라는 정체성 사이에서 사랑, 분노, 연민 등 복합적인 감정을 겪는 모습을 도발적인 매력과 탄탄한 연기로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그러면서 박 감독은 “플로렌스 퓨를 만나서 ‘엄마 아빠가 어떻기에 이렇게 자랐나?’라는 질문도 했다.(웃음) 평소엔 굉장히 활발하고 개구쟁이인데 연기하면서 진지해질 땐 굉장히 깊게 진지해져서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며 촬영에 임했다. 굉장히 경탄스러웠다”라고 칭찬했다. “런던 영화제에서 상영을 하고 나중에 뒤풀이를 했는데 그 친구가 부모님을 모셔 와서 제게 ‘부모님 궁금하다고 하셨죠?’ 여기 있다’는 말을 하더라.(웃음)”는 일화를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리틀 드러머 걸’을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선보였는데 각국의 방송 심의기준에 따라 편집할 수밖에 없었던 장면 및 대사 등 기획의도를 살려 감독판을 다시 선보이게 됐다.
현실 세계의 스파이를 연기하게 된 배우라는 흥미로운 설정과 몰입도 높은 전개, 독창적이고 매혹적인 볼거리가 있는 박찬욱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은 3월 29일 전 세계 최초로 왓챠플레이를 통해 6편 전편이 공개된다. 방송 버전은 채널A를 통해 이달 29일부터 한 주에 한 편씩 6주 동안 공개된다. 
이어 박 감독은 "우리가 직업인으로서 작품을 하자고 만나는 거니까, 개인적으로 친해지고자 하는 식으로 접근하지 않고 먼저 일에 대한 구체적인 것을 얘기한다”며 “가령 극중 인물의 옷, 대사부터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이야기한다. 사무적인 느낌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며 풀어간다. 캐릭터에 대한 얘기를 하니, 결국 인간적인 면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직업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친해질 수 있다”라고 캐스팅부터 작품을 풀어가는 과정을 전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사진] (주)왓챠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