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도연이 4・16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영화 ‘생일’의 출연을 고사했었다고 털어놨다.
전도연은 25일 오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시나리오보다 덜 재미있게 나온 거 같다”며 “나중에 이창동 감독님이 제작에 참여하셨다는 걸 알게 됐다. 제가 이 영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포인트는 이야기,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선택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전도연도 처음 ‘생일'의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는 고사 했었다. “(‘생일’을 고사했던 이유는) 일단 세월호라는 소재가 너무 무섭고 다가갈 엄두가 안 났었다. 시나리오를 보기 전에 이 소재가 어떻게 쓰였을지 걱정이 돼서 거절했었다”라고 전했다.
전도연은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이 시기적으로 맞는 것인가 하는 말도 하시는데 저희도 그에 대한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이 얘기를 하는 게 지금이 맞냐, 안 맞냐를 묻고 답하는 것보다 (언제든)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하는 게 맞는 거 같다. 전엔 두려웠지만 이제는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배우이기 때문에 ‘생일’ 이후에도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이 영화는 신인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이종언 감독님이 다큐를 찍으시지 않았나. 실제 생일 모임 장면은 거의 똑같이 했다고 들었다"며 “시나리오는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머릿속에 상상을 하며 그렸다. 그래서 더 슬펐다. 아무리 절제를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데, 시나리오 상에 굉장히 절제돼 있어서 연기를 하면서 감정적으로 터져 나왔던 거 같다”고 말했다.
4월 3일 개봉하는 영화 ‘생일’(각본감독 이종언, 제공배급 NEW, 제작 나우필름・영화사레드피터・파인하우스필름)은 4・16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나누는 이야기를 그린다.
세상을 먼저 떠난 아들 수호(윤찬영 분)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정일과 순남의 가족. 어김없이 올해도 아들의 생일이 돌아오고, 가족들의 그리움은 더욱 커져만 간다. 수호가 없는 수호의 생일, 가족과 친구들은 함께 모여 서로가 간직했던 특별한 기억을 선물하기로 한다.
전도연이 고등학생 아들을 잃은 엄마 순남, 배우 설경구가 순남의 남편 정일을 연기했다. 두 사람은 멜로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감독 박흥식, 2001) 이후 18년 만에 재회했다.
전도연은 “설경구 오빠가 한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덕분에 저도 잘 해낸 거 같다”며 “예전엔 몰랐는데 오빠가 굉장히 남자로서 매력이 많아지신 거 같다. 이젠 아이돌이시지 않나(웃음)”라는 소감을 전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숲 엔터테인먼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