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리포트] "내가 되고 싶어? 그럼 힘빼" 양현종이 괴물루키에게 건넨 조언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02.23 10: 32

여유와 힘빼기. 
KIA 타이거즈 고졸루키 김기훈(19)이 스프링캠프에서 순조롭게 프로에 적응하고 있다. 고졸루키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쓸만하다. 충분히 1군에서 활용할 수 있겠다"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김기태 감독은 선발투수로 활용할 의지까지 보일 정도이다. 

김기훈에게 양현종은 대선배이다. 12년의 나이 차이가 있다. 광주 동성고 출신에 같은 에이스로 활약했다. 양현종을 보면서 자랐고 동경했고 기어코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22일 킨베이스볼스타디움의 불펜에서 함께 투구를 했다. 양현종은 45개의 볼을 던졌고 뒤이어 김기훈은 90개의 볼을 던졌다. 
두 투수의 볼을 던지는 모습을 지켜본 문승훈 KBO 심판위원은 "던지는 폼도 똑같다. 쌍둥이 투수 같다"면서 신기해했다. 그만큼 김기훈은 양현종의 후계자라는 인식도 생겨나고 있다. 그런 후배를 보고 있는 양현종도 "나보다 더 잘할 것 같다"면서 치켜세워주었다. 그만큼 후배의 실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양현종도 김기훈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기훈은 "여유있게 하라고 하신다. 폼도 알려주었다. 내가 너무 세게만 던진다고 지적하셨다. 힘을 빼고 던질 때만 힘을 써야 한다면서 힘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셨다"라고 말했다. 마운드에서 여유없이 덤비듯이 던지는 점과 과도한 힘을 쓰는 듯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힘을 과하게 쓰면 직구의 힘은 물론 변화구의 제구력도 모두 영향을 받는다. 부상 우려도 있다. 이 점은 양현종이 루키시절 똑같은 지적을 받았던 점이다. 양현종도 부단한 노력을 통해 여유와 힘빼기를 터특했다. 김기훈도 "힘이 들어가면 릴리스포인트가 뒤에 남아 볼끝이 무뎌진다"고 말했다. 앞으로 김기훈에게는 금과옥조로 새길만한 조언이었다. 
김기훈의 배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양현종의 주무기인 체인지업도 연마하고 있다. 김기훈은 "선배님의 체인지업을 배워서 던지고 있다. 고교시절 나도 던졌는데 느리면서 옆으로 휘었다. 캠프에서 선배님에게 배웠는데 빠르게 종으로 떨어졌다. 직구처럼 오다가 떨어지니 타자들의 스윙을 유도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양현종의 존재 자체가 김기훈에게는 선생님이나 다름없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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