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리포트] “건우야, 열심히 하지마” 김태형 감독의 농담, 숨겨둔 진심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02.22 14: 41

“박건우,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냐?”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실시하고 있는 두산 타자들은 저녁 식사를 마치면 숙소 인근의 테니스 코트로 이동한다.
한 쪽에서는 티 배팅이 이뤄졌고, 다른 한쪽에서는 조인성 코치와 조성환 코치가 선수 몇몇과 수비 개인 레슨을 하기도 했다. 약 한 시간 정도의 훈련 다소 쌀쌀한 날씨였지만, 선수들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훈련이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있을 무렵. 김태형 감독이 한 선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잘한다”고 박수를 보내기도, “너무 열심히 하지 마라. 너무 열심히 하면 감독으로서는 미안해진다"라는 짓궂은 농담을 하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의 ‘관심’을 받은 대상은 박건우. 박건우에게 지난 시즌 마무리는 가장 힘겨운 시간으로 남았다. 정규시즌 타율 3할2푼6리 12홈런 84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2017년(타율 .366, 20홈런)에는 다소 못 미쳤다. 여기에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24타수 1안타에 머무르면서 팀 준우승을 바라만 봐야만 했다. ‘나 때문’이라는 자책감에 박건우는 그 어느 때보다 정신적으로 힘겨운 겨울을 보냈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삼키기 위해 박건우는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열심히 훈련을 소화하는 선수로 꼽히고 있다. 실제 박건우는 이날 훈련을 마치고 몇몇 선수들과 남아 스윙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등 추가 연습을 하기도 했다.
박건우가 누구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낸 것을 아는 김태형 감독인 만큼 일부러 한 마디라도 더 걸면서 마음의 짐을 덜도록 한 것이다. 김태형 감독은 “(박)건우가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예전보다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 올해에는 박건우가 잘해야 한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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