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훈 “이제 불혹, 댄스가수 내려놔야 할 때..후배 양성 준비 중” [Oh!커피 한 잔③]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9.02.20 11: 11

배우 겸 가수 정지훈(비)이 댄스가수로서의 비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지훈은 2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감독 김유성, 27일 개봉) 관련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정지훈은 배우 정지훈과 가수 비의 두 가지 역할에 대해 심도 있는 생각을 전했다. 정지훈이 배우로서 시청자들에게 첫 선을 보인 작품은 지난 2003년 큰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였다. 순수하고 해맑은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애정을 받으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바. 이번 엄복동 역도 순박하고 해맑게 해석했다.

정지훈은 “2003년 ‘상두야 학교가자’는 드라마로 데뷔하게 됐는데 상두라는 캐릭터 말고는 순수하고 해맑은 캐릭터는 그전까지 없었다. 닌자로 사람 죽이러 다니고 부잣집 청년, 대표, 톱스타 하다가 순박하고 해맑게 나와야 되는데 사실 제가 이제 순박하고 해맑다고 하기에는 이제 저는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예전에는 형들이 어려보이고 싶다고 했는데 나이 들어보이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배우라는 직업은 눈가에 주름 있는 게 너무 멋있었고 미장센이었다. 요즘에는 진짜 ‘너 왜 이렇게 피부가 좋냐’고 하면 굉장히 기분이 좋더라”고 말해 취재진을 웃음 짓게 했다.
가수로서의 정지훈, 배우로서의 정지훈 두 가지 분야에서 인정을 받았다. 정지훈은 “거슬러 올라가자면 우리나라에서 하나의 직업으로 어떤 각인이 된 사람이 다른 직업에 바람을 피우는 것이 받아들여지기 힘든 구조였다. 2000년 초반대는 더 그렇다. 신인상을 받고 가수로서 탄탄대로로 앞으로 3~4년은 충분히 비라는 인물을 많이 찾을 거라고 할 때 제가 갑자기 ‘상두야 학교가자’는 시놉시스를 읽고 무조건 하겠다고 매달렸다. 다 반대를 많이 했다. 왜 굳이 연기를 하고 싶냐고 여쭤보시길래 저는 원래 연영과 출신이고 연극을 전공했다. 그리고 무대를 고등학교 때 몇번 올려봤었다. 무슨 무대포 정신인지 하고 싶다고 했는데 다행히 사랑해주셔서 일정부분 인정도 받고 매 맞을 때는 매 맞기도 하고 비와 정지훈 사이에서 왔다갔다 한 것 같다. 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비와 정지훈은 이 길이냐, 이 길이냐를 정해야 할 것 같다. 무대는 사실 몸이 옛날 같지는 않다. 그래서 운동도 꾸준히 하는데 마치 스포츠 선수와 똑같다. 몸의 전성기는 이제 지나가는 시기니까 그래서 댄스가수라는 역할은 내려놔야 하지 않을까. 물론 지금 내려놓는다는 게 아니고, 아침저녁 운동을 꾸준히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내려놔야 하지 않을까. 아이돌가수가 연기를 하는데 연기를 못하면 혼나고 준비가 다 된 아이돌이 연기를 하는데 너무 잘하면 박수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색안경을 끼지 않고 보지 않았으면 한다”며 후배들을 생각하는 깊은 속내도 드러냈다.
후배들의 길을 개척했다는 뿌듯함도 있을 터. 그러나 정지훈은 “개척했다기 보다는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다”며 손사래를 저었다. 그는 “저는 연기가 너무 좋았다. 무대는 뭔가 카메라가 보통은 50~60m 멀어져 있다. 배우는 카메라가 가까이 와 있는 게 저는 너무 좋은 거다. 어떻게 보면 다른 인물을 산다는 것 가상의 인물로 연기하는 것이 좋았던 것 같다”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이번 영화를 위해 정지훈은 예능에 출연해 오랜만에 춤사위도 뽐냈다. 정지훈은 “제가 생각지도 못하게 춤을 췄다. 제가 홍보를 해야 하니까 예능을 나갔다가 제가 무릎도 안 좋고 그래서 늘 호동이 형이 저를 많이 시킨다. 아직도 저는 그 당시 열아홉 같고 호동이 형도 그 당시 똑같은 형 같고 한번 해보라고 하면 정말 춤을 안 춰야지 했는데 추게 된 거다. 노래가 나오니까 만족스럽진 않은데 춤이 나오긴 하더라”며 ‘아는 형님’ 비화를 전했다.
가수로서의 정지훈도 꾸준히 앨범을 준비 중이다. 그는 “곡은 많이 준비해놨다. 요즘 제작 과정에서 젊은 프로듀서들이 중요하더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음반 제작자로서도 ‘열일’ 중. 정지훈은 “조금씩 아이들을 모으고 있다. 후배 양성을 위해서 모으고 있다. 요즘 음악 잘하는 친구들을 모아서 그 아이들을 지원해주는 게 목표다. 사실은 이제 준비하고 있다. 제가 이미 몇 팀을 모았다. 조금 있으면 아마 여러분들도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신인가수 및 프로듀서들이다. 작곡가, 작사가들이다”며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음을 전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레인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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