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리포트] 속타는 KIA 마운드, 영건의 어깨에 달렸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02.18 11: 02

말은 안하지만 속은 타들어간다.  
KIA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마운드에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1군의 주요 전력으로 기대했던 투수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태 감독이나 강상수 투수총괄코치, 이대진 투수코치는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지만 속이 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석민은 어깨 회복이 되지 않아 귀국했고 김세현도 훈련 사흘만에 귀국했다. 캠프를 앞두고 사이드암 박준표의 위 용종 관절경 수술, 좌완 임기준은 어깨통증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윤석민은 선발후보, 김세현은 소방수 후보였다. 박준표와 임기준은 불펜의 핵심 요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선발 후보였던 사이드암 임기영의 난조에 빠졌다. 좀처럼 구위를 끌어올리지 못해 선발경쟁 대열에 서지 못하고 있다. 물론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반전의 기회는 있다. 김세현 임기준 임기영은 개막에 맞춰 전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5명의 주요 투수들이 희망이 넘쳐야 하는 캠프에서 주춤거리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코치진도 가장 중요한 마운드에 균열이 생기고 있어 마음이 급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김기태 감독은 캠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느라 바쁘다. 누구를 탓하거나 전력공백을 아쉬워하는 말은 일절 내지 않는다. 그러나 말을 하지 않아도 애타는 마음은 쉽게 짐작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젊은 투수들의 파이팅은 반가운 소식이다. 고졸루키 김기훈이 선발투수 후보로 급부상했다. 고졸루키가 개막전 선발경쟁을 벌이는 신선감을 주었다. 아울러 고졸 2년 차 좌완 하준영이 투수들 가운데 가장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기준의 사촌 고영창은 투심을 앞세워 퍼펙트 투구라는 인상적인 결과를 낳았다. 
수 년째 부상에 시달리던 우완 박지훈도 팔의 높이를 낮추면서 활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씩씩하게 던지는 우완 문경찬도 구위가 좋아졌고 우완 기대주 유승철도 팔꿈치 통증 문제를 말끔히 해소하고 기대감을 높였다. 이민우는 필승맨과 소방수 후보군에 올라있다. 2년째 제몫을 못했던 우완 홍건희도 올해 자존심 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젊은 투수들은 캠프에서 희망을 주지만 막상 시즌에 들어가면 기대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경험 부족과 의욕 과잉으로 주저앉곤 했다. 그래서 안정된 실적을 보여준 베테랑들이 많은 팀이 전력이 강하다. 애타고 텅 빈 마운드에 영건들이 희망을 채워줄 것인지 새삼 주목되는 KIA 오키나와 캠프이다. /sunny@osen.co.kr
[사진] 오키나와=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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