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선발진 필요한 로버츠, 이유 있는 류현진 20승 지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2.17 17: 46

지난 1월 말, 시즌 준비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류현진(LA 다저스)은 목표 승수로 ‘20승’을 얘기했다. 지난해 어깨 부상에서 완벽하게 돌아왔지만, 사타구니 부상으로 시즌의 절반 가량을 결장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표면적인 성적은 괜찮았지만, 내구성 문제는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그렇기에 류현진은 20승을 목표로 내걸면서 건강함을 대전제로 달았다. 그는 “부상을 안 당해야 한다. 2점대 방어율도 중요하지만 이닝수가 적어도 달성할 수 있어 큰 의미는 없다. 반면 20승은 부상자 명단에 안 가야 달성할 수 있다.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해야 한다”면서 “20승을 꼭 해야겠다는 것이 아니라 20승에 도전할 수 있게끔 꾸준하게 나오겠다는 의미”라고 말하며 부상 없이 꾸준한 등판으로 20승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이런 류현진의 목표가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귀에도 들어왔다.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렌치에서 열리는 스프링트레이닝에서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목표를 전해 들었다. 

이에 로버츠 감독은 반색하고 류현진의 목표를 지지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올해 20승을 목표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류현진이 건강만 유지한다면 20승이 가능할 것이다”고 힘을 실었다.
이어 류현진의 시즌 준비 상태에 대해서도 흡족함을 드러냈다. 이날은 류현진의 두 번째 불펜 피칭이 실시된 날이기도 했다. 로버츠 감독은 “몸무게가 약간 늘어났지만, 좋은 몸무게다”면서 “현재 정말 건강하다. 우리를 위해 많은 일들을 해줄 수 있고 우리 팀의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것이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20승 목표와 건강함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로버츠 감독의 이유는 분명하다. 건강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해 줄 선수가 필요하기 때문. 지난해 류현진을 비롯해 다저스 선발진은 양적으로는 풍부했지만, 결국 한 시즌을 온전히 치른 선발 투수가 없었다. 지난해는 0명.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시즌을 비우는 횟수가 많아졌다. 지난해 161⅓이닝을 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풀타임 시즌을 치르기 시작한 지난 2009년 이후 2016년에 이은 두 번째 규정이닝 미달 시즌에 그쳤다. 리치 힐과 워커 뷸러 역시 부상에 대한 위험을 안고 던지는 투수들, 선발 후보인 마에다 겐타 역시 내구성에 대한 의문을 여전히 갖고 있고, 훌리오 유리아스는 어깨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오프너’ 활용 등 최근 트렌드인 불펜 중심의 경기 운영보다는 선발진에 무게를 좀 더 싣는 다저스의 특성상 선발 투수의 잦은 이탈로 인한 전력 누수는 구상한 시나리오 자체를 어긋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선발 투수의 양을 확보한 채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그래도 원했던 시즌 운영이 나오긴 힘들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에서 팀이 승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결국 류현진이 건강하게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서 팀을 승리로 이끌어주길 바라는 뜻도 담겨져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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