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조상우 그라운드 복귀, 징계이행이 먼저 아닌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9.02.14 19: 32

징계를 마치지 않은 선수가 그라운드 복귀부터 준비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KBO는 지난 8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성폭행 무혐의를 받은 박동원과 조상우에 대한 징계 수위를 심의했다. 이미 지난해 사건 발생 직후 '참가활동 정지 제재'를 내렸던 KBO는 두 선수가 프로야구선수의 품위를 손상시킨 것에 책임을 물어 사회봉사활동 8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그런데 키움 구단은 “박동원과 조상우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 KBO 상벌위원회에서 부과한 사회봉사활동은 2019시즌 종료 후 성실히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회봉사활동도 엄연히 징계의 일부다. 징계를 성실히 마친 뒤 그라운드에 복귀하는 것이 상식적인 행동이다. 징계 때문에 복귀에 다소 차질이 빚어지더라도 그것은 온전히 잘못을 범한 선수와 구단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그래야 징계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박동원과 조상우는 징계를 마치기 전 그라운드 복귀부터 준비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벌금은 공문처리 후 5일 이내 납부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봉사활동은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 지난 시즌 초반 ‘볼패싱’으로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80시간 징계를 받은 양의지는 시즌이 끝나고 봉사활동을 채웠다”고 설명했다. 과거 시즌 도중에 상벌위의 봉사활동 징계를 받은 선수는 대부분 시즌 종료 후 이행했다. 외국인 선수는 시즌 종료 후 곧바로 한국을 떠나기 위해 휴식일을 틈틈이 활용해 봉사 활동을 이행하기도 했다. 
박동원과 조상우는 비시즌에 징계를 받았다. 아직 2019시즌 프로야구 개막까지는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있다. 징계를 이행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는 것. 두 선수가 징계이행을 시즌종료 뒤로 미루고 대만에서 열리는 2군 캠프에 참가한다는 것은 자칫 징계보다 야구가 중요하다는 오해를 남길 수 있다.
키움 측은 “두 선수가 올 시즌이 끝나고 봉사활동을 한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복귀하는 것도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결론이 그렇게 됐다”고 해명했다. 당장 올해 성적을 위해 팀 전력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한 셈이다. 
박동원과 조상우는 법적으로 성폭행 혐의를 벗었지만, 도덕적인 비난까지는 피할 수 없다. 두 선수가 진심으로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주려면 주어진 징계부터 성실하게 완수한 뒤 그라운드 복귀를 논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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