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 리포트] 뙤약볕 롯데 캠프, '게임-엑스트라 오프’로 컨디션 조절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2.13 16: 55

현재 10개 구단 스프링캠프 훈련지 가운데 가장 날씨가 좋은 편에 속하는 롯데의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 하지만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와 뙤약볕 아래에서 실시하는 강훈련은 선수들을 지치게 하기 마련이다.
지난달 30일 출국해 31일부터 시작된 롯데의 1차 스프링캠프는 어느덧 2주가 지났다. 4일-4일-3일 훈련 턴으로 진행됐고, 오는 14일 캠프 시작 이후 3번째 휴식일을 맞이한다. 
미국 애리조나의 경우 한파, 일본 오키나와의 경우 잦은 빗줄기로 인해 훈련에 지장이 생긴 것을 감안하면, 롯데의 경우는 날씨의 변수 없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연일 30도 안팎의 무더위 속에서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 관리는 또 다른 문제다. 베테랑 선수들의 경우 코칭스태프에 보고를 한 뒤, 자율적으로 훈련을 잠시 쉬기도 했다.

코칭스태프는 3번째 휴식일을 앞둔 13일, 훈련량을 조절했다. 일단, 몇몇 야수들의 수비 훈련을 열외했다. 단, 그냥은 아니었다. 간단한 게임을 통해서 수비 훈련에서 제외될 선수를 가리기로 했다. 마운드 부근에서 야수들이 공을 던져 티볼 받침대 위에 올려진 공을 맞추는 게임이었다. 올스타전 이벤트로 진행하는 ‘퍼펙트 피처’와 비슷한 게임이었다. 모든 야수들은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보다 약간 먼 거리에서 송구를 통해 공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첫 번째 턴에서 성공한 선수는 없었다. 이후 투수 플레이트 부근까지 거리를 좁혀 다시 시도를 했지만, 역시 성공한 선수는 없었다. 
시간이 지체되자 거리를 좁혔고, 두 명이 한조를 이뤄서 게임을 진행했다. 거리가 가까워지고 팀을 이루게 되자 선수들의 집중력은 더 올라갔다. 결국, 첫 번째 성공팀이 나왔다. 외야수 전준우, 김문호 조가 첫 성공 팀이 됐다. 전준우가 정확한 송구로 공을 맞추면서 훈련 제외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번째 성공 팀이 등장했다. ‘동갑 내기’ 채태인-이대호 조가 마지막 시도에 공을 맞추면서 환호했다. 결국 이날 수비 훈련에서 제외된 선수는 전준우, 김문호, 이대호, 채태인이었다. 
공필성 수석코치는 “선수들이 수비 훈련을 정말 힘들어한다. 또 더운 날씨 속에서 연이은 훈련으로 체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다. 그래서 이런 게임을 통해서 집중력도 향상시키면서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다”고 말하며 훈련 열외 게임을 진행한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이날, 롯데는 처음으로 정규 훈련 이후 진행하는 엑스트라 훈련을 진행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시작 이후 처음이었다. 수비와 주루 위주로 진행되는 엑스트라 훈련에는 신진급 선수들이 대부분 참가하는데, 이날 만큼은 엑스트라 훈련 없이 숙소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선수들의 표정은 이전과 달리 좀 더 밝아진 모습. 아울러, 이날은 처음으로 엑스트라 훈련을 하지 않은 날이기도 했다. 구단 관계자는 “아마 오늘 날씨가 좀 더웠고, 그동안 훈련으로 선수들도 지쳐있는 듯 했다. 컨디션 관리를 위해서 엑스트라 훈련을 지시 하지 않으신 듯 하다”고 말했다.
양상문 감독은 현재는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시즌 개막은 빨라지고, 다음 주부터는 연습경기도 실시하는 상황이지만, 시즌 시작에 맞춰서 선수들의 컨디션이 100%로 올라오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주전급 선수들이 베테랑 선수들인만큼 알아서 시즌 개막에 맞춰서 몸 상태를 만들어 올 것이라는 믿음도 깔려 있다. 
3번째 훈련 턴을 유쾌하고 상쾌하게 마친 선수단은 이제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4번째 훈련 턴부터는 투수와 타자들이 함께하는 라이브 피칭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실전 준비에 돌입한다. /jhrae@osen.co.kr
[사진] 가오슝(대만)=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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