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슝 스토리] 오현택의 막간 슬라이더 강의, 수강생은 최하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2.12 18: 02

지난 시즌 홀드왕을 차지한 롯데 자이언츠 사이드암 오현택(34)은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활용하고, 리그에서도 경쟁력 있는 구종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에 타자들은 연신 헛스윙을 한다. 슬라이더에 대해서는 본인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
최근 오현택은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집중력으로 연마하고 있다. 속구와 슬라이더, 두 구종에 대한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함이다. 두산 시절 구종 추가를 시도하다 실패했던 경험을 딛고 다시 한 번 도전하고 있다. 
그러면서 오현택이 언급한 인물은 지난해 신인 2차 7라운드 전체 63순위로 지명된 같은 사이드암 유형의 투수 최하늘(20)이다. 최하늘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인데, 오현택도 체인지업 만큼은 엄지를 치켜세웠다. 오현택은 “부족한 것이 있으면 후배, 선배, 동기 관계없이 물어보고 배우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런 걸로 창피하지 않다"면서 “우스갯 소리로 체인지업이 좋은 (최)하늘이에게 ‘내게 너의 체인지업을 가르쳐 주면, 나는 네게 슬라이더를 가르쳐 주겠다”고 말했다. 오현택은 체인지업 유형의 구종을 습득해야 하는 한편, 최하늘은 “슬라이더가 체인지업보다는 익숙하지 않다”면서 구사력을 높이는 게 숙제였다.

일단, 먼저 강의를 시작한 것은 선배인 오현택이었다. 강의는 12일 국경칭푸야구장에 막간을 이용해 이뤄졌다. 투수들은 오전 훈련을 한 뒤 오후 숙소로 이동해 웨이트트레이닝을 진행한다. 오전 훈련을 마치고 점심 식사까지 마치면 이동을 위해서 잠시 대기하는 시간이 생긴다. 이 시간을 이용해 단독 수강생, 최하늘을 위한 오현택의 슬라이더 강의가 시작됐다.
오현택은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최하늘에게 자신의 슬라이더 비법을 아낌없이 전수했다. 그립부터, 훈련 방법, 지금의 슬라이더를 어떻게 얻게 됐는지 과정까지. 오현택은 자신이 던지는 슬라이더의 모든 것을 풀어놓았다. 최하늘도 오현택의 풀어놓는 비법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직접 그립을 잡아보고, 던지는 시늉도 해보는 등 열성을 다했다.  
그리고 오현택은 후배인 최하늘이 앞으로도 거리낌 없이 찾아오도록 문을 열어뒀다. 그는 최하늘에게 “내 방에 슬라이더 트랙맨 데이터가 있으니까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오면 된다”고 말했다.
오현택은 강의를 마친 뒤 “나는 이제 지는 해다. 하늘이는 이제 뜨는 해이고, 앞으로 해야할 것이 많은 친구다”고 말하며 최하늘과 함께 숙소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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