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 선수촌장, "선수나 지도자 기 죽으면 좋은 성적 어렵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02.11 13: 52

대한체육회는 11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천에서 2019년 훈련개시식을 개최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위한 첫 걸음이지만 개시식을 앞두고 여러 악재가 터졌다. 체육계의 연이은 성폭력 미투뿐만 아니라 한 선수가 선수촌에 여자친구를 데린 것이 발각되어 큰 충격을 줬다.
개시식을 앞두고 진천선수촌 화랑관에서 '선수인권상담실' 개소식도 있었다. 최근 불거진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선수인권상담실에서는 다양한 선수들의 고민과 고충을 상담해줄 방침이다.

이날 개시식에는 신임 신치용 선수촌 촌장과 정성숙 선수촌 부촌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개시식 직후 기자회견에 나선 신치용 촌장은 "선수촌 촌장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선수 및 지도자들을 존중하고 소통하여 국민 앞에 자랑스러운 선수촌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취임사를 밝혔다.
여러 루머에 실리고 있는 한국 체육에 대해 신치용 촌장은 "엘리트 체육이 위기에 빠졌다. 체육계 안팎으로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선수촌 안에서 부끄러운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 앞으로 여러 비위에 대해서 엄격하게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신치용 촌장은 "촌장으로 앞장서서 선수-지도자 모두 기본과 원칙을 지키고 서로를 존중하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하겠다. 특히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일선에서 고생한 선수 및 지도자들이 큰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받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신치용 촌장과 일문일답.
- 도쿄올림픽 코 앞. 경기력과 인권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 인가.
▲ 선수촌 문화가 중요하다. 선수들이 편안하게 훈련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선수촌이 필요하다. 또한 지도자 교육이 중요하다다고 본다. 지도자들이 선수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겠다. 도쿄 올림픽도 쉽지 않겠지만, 능력있는 선수가 많기 때문에 현장 사기를 살려서 잘 해보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존중이다. 
- 국가대표 선수천은 정부 정책과 맞지 않는다. 합숙 축소나 소년 체전 폐지에 대한 생각은.
▲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년체전은 한국스포츠의 근간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서부터 좋은 자원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대회다. 정책적 문제로 살펴봐야하겠지만, 없애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또한 합숙이란 말은 언제나 들어도 불편하다. 하지만 경쟁을 위해선 필요한 존재다. 외국 선수에 비해 한국만의 장점인 정신력-팀워크를 키워야 한다. 선수들에게 부담가지 않는 선에서 키워야 한다.
- 선수들을 존중하는 방침은.
▲ 아무래도 지도자 교육이다. 지도자들이 먼저 선수들에게 다가가서 선수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인권을 챙기고 선수들을 챙길 수 있는 지도자를 육성하겠다.
- 선수촌 어제 입소하시고 처음한 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화는.
▲ 문체부든 정부와 소통은 필수다. 스트레스가 심하다. 입소하고 처음 자고 일어나면서 고민이 들었다. 지도자들과 선수들이 새벽에일어나 운동하는 것을 보면서 잘 격려해주겠다고 생각했다.
- 최근 논란에 달라진 선수촌 분위기.
▲ 모두 사기가 죽었다. 나조차 밖에 나가기 부끄럽다. 도쿄 올림픽이 바로 코앞인데 이대로면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선수나 지도자가 위축돼 있으면 좋은 결과를 만들기 어렵다.
- 선수촌에 여자 친구를 데려온 선수가 있었다. 대한체육회는 CCTV 등을 통해 불미스러운 사태를 방지할 의사를 밝혔는데, 선수들의 반발이 있는걸로 알고 있다.
▲ 좀 더 상황을 파악해야겠지만, 선수 관리에 위해서는 설치를 해야하지만 인권을 위해서 함부로 설치하는 것은 어렵다. 이번에 여자 친구를 선수촌에 데려온 선수도 몰래 숨겨서 데려온 것으로 안다. 인권과 선수관리의 경계를 지키기가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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