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완얼?"..'라디오쇼' 패션큐레이터 김홍기가 밝힌 #옷잘입는법[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2.11 11: 56

 국내 패션큐레이터 1호 김홍기 작가가 옷을 잘 입는 비법에 대해 전했다.
김홍기는 11일 오전 방송된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 출연해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히 설명했다. 김홍기는 ‘런웨이’라는 용어에 대해 “원래 의미는 활주로인데,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걸어다니는 길을 말한다”며 “디자이너들이 자신이 새로 만든 옷을 선보이면서 마치 비행기처럼, 하나하나 띄워보내는 것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패션큐레이터는 ‘패션’이라는 거대한 세계를 전시 및 기획하는 사람이다. 김홍기는 “갤러리나 박물관이 제 무대다. 거기서 옷을 설명한다. 요즘엔 옷이 그림과 동일한 가치를 갖고 미술관에 전시된다"면서 “어떤 사람의 옷을, 어떤 테마로 걸지 고민한다. 인간이 수만년 간 옷을 입어왔는데 그 문화에 대한 생각을 사람들과 나눈다”고 자신의 일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서는 제가 패션큐레이터 1호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다. 해외 주요 박물관에는 패션큐레이터들이 있다. 그들은 1500년대 등 고대의 옷을 만진다. 실제로 의상을 복원하다가 귀신을 본 적도 있다더라. 국내는 아직까지 패션큐레이션이 자리잡지 않았고 현재 부상하는 과정이다. 대학에도 학과가 생길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김홍기는 ‘입을 옷이 없다’는 말에 “사실 우리의 옷장에 옷이 넘친다. 1+1행사로 산 옷들도 넘쳐 난다. 옷이 넘쳐나는데 아침에 출근하려고 옷장을 열면 입을 옷이 없다더라”며 “근데 서양에서 통계를 냈는데, 우리가 가장 많이 하는 말 2위가 ‘입을 옷이 없다’였다. 옷장 속에 입을 옷이 없다는 것은 내가 하루를 어떻게 살아내겠다는 구체적인 그림이 없는 것이다. 사실은 옷장의 옷은 일주일 단위로 설계를 해야 한다. 옷을 입는 일이 자신에 대한 일기를 쓰는 일이라고 많은 분들에게 얘기한다”고 옷을 입는 과정에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했다.
김홍기는 기본적인 아이템으로 셔츠 하나, 검정색 바지 한 벌, 청바지 한 벌, 블라우스 2벌, 화이트 셔츠 3벌, 재킷 한 벌, 원피스 한 벌을 꼽았다.
그는 “유행이 왜 태어났는지 얘기해야 한다. 과거 계급사회에서는 계급에 따라 입으면 됐다. 유행이 생겼다는 것은 한 개인이 성취를 하면서 사회에 자신을 보이는 것이다. 그런 믿음에 따라 유행이 생겼다. 사람들이 새로운 것, 신상을 좋아하는 이유가 당연한 것이다”라고 유행의 출발을 전했다.
그러면서 “옷을 잘 입는다는 게 그 사람의 정체성을 보여 준다. 감성부터 있어 보이는 것까지 그 사람의 시그널이다.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일수록 옷에 관심이 많다”는 생각을 전했다. 김홍기는 “패션의 완성은 얼굴(패완얼)이다.(웃음)”라고 하면서도 “하지만 잘생겼다고 잘 입는 건 아니다. 자신의 캐릭터가 선명한 사람들이 뜬다. 패션이 지향하는 것은 내 안에 있는 것을 잘 꺼내는 것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명수가 “저는 배우 류승범이 패셔니스타라고 생각한다”고 하자, 김홍기는 “저는 그 분을 실제로 봤다. 면밀히 옷차림을 검토한 건 아닌데 많은 스타일리스트들이 그를 1등으로 꼽는 이유는 어울리지 않을 거 같은 두 요소를 잘 배합해서 입는다는 거다. 근데 이게 여전히 어려운 숙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슈트에 운동화를 신으면 누구는 아재가 되는데, 그 분은 한끗의 차이를 만드는 게 있다. 단순히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옷을 잘 입는 법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김홍기는 “옷을 잘 입는 첫 번째는 자신의 몸에 잘 맞춰서 입는 거다. 피팅에 관한 건 이야기가 길어지니 (오늘 다)못할 거 같은데, 동네 세탁소에서 조금씩 고쳐 입어보는 버릇이 들어야 한다. 그러면 자신의 몸이 빛나보일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저는 그 누구를 따라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고 계속 그걸 고집하는 게 멋쟁이로 남을 수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 아니라 태도다. 내가 어떻게 살지 정하는 게 가장 우선적이다"라며 “기본이 된 후 내 마음에, 몸에 어울리는 게 가장 좋은 거다. 유행을 참조해서 자신의 스타일을 만드는 게 중요한 거 같다"고 정의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박명수, 김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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