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인디살롱] 무에타이 선출 숨셔, 재야 노래고수들을 찾아나서다
OSEN 김관명 기자
발행 2019.02.07 15: 29

[OSEN=김관명기자] 여기, 재야의 노래 고수들을 끊임없이 찾아다니는 프로듀서가 있다. 지난 1월17일에 나온 EP ‘내 얘기’만 봐도 지훈, 동경, 리햅, 림지, 시도 등 노래 좀 들은 사람들이라면 알아챌 이들이 모두 노래를 불렀다. 예전 슈퍼주니어 한경(Best Listener)이나 이효리(Bring It Back), 범키x팔로알토(Too Late) 등의 곡을 작사작곡했던 숨셔(Sumsher)다. 그런데 이 사람의 전력이 눈길을 끈다. 고교 시절, 각종 국내대회에 참가한 무에타이 선수였던 것이다. 
= 반갑다. ‘내 얘기’ 5곡 들어보니 참 좋더라. 보컬들을 어떻게 섭외했는지 궁금하다. 일단 본인 소개부터 부탁드린다. 
“본명은 임창빈이고 1984년생이다. 호서대 디지털음악과, 경희대 아트퓨전디자인대학원 실용음악과를 나왔다. 2013년부터 프로듀싱 앨범을 내고 있다.”

= 무에타이 선수 출신이라고 들었다. 
“맞다. 원래 무에타이를 했다. 고1 때 싸움을 못해서 친구한테 맞았는데, 옆 친구가 무에타이를 배우자 해서 1년반 배웠다. 하지만 대회에 나가 너무 맞아 집에서 반대를 했다. 그래서 운동이 아닌 안전한 것을 찾다가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
= 활동명인 숨셔는 무슨 뜻인가.
“2009년에 대학 동기이자 친구인 염따(염현수)와 살아숨셔라는 작곡팀을 만들었다. 염따가 늘 외치던 시그니처가 ‘살아 숨셔’였다. 그런데 팀 이름으로는 저작권 등록이 안된다고 해서 염따가 살아, 제가 숨셔를 쓰기로 했다.”
= 아, 팬들 댓글을 보니까 염따를 많이 기억하더라. 에이톤(Eightone)이라는 작곡팀은 뭔가. 
“로만티코, 박가희(P-Mac), 그리고 제가 만든 팀이다. 3명 모두 호서대 동문이다. 로만티코가 나이는 형이지만 제가 03학번, 두 사람이 04학번이다. 살아숨셔는 사실 활동을 접었다.”
= 지금까지 발표한 곡들이 정말 많더라. 어떻게 작업해왔나. 
#. 숨셔가 지금까지 프로듀싱해서 발표한 곡들을 정리하면 이렇다. 
2013.2.28 U Guys Part.1 : 했네 했어(전성현 염따)
2013.6.7 U Guys Part.2 : 오늘은 아닌 것 같아(전성현)
2013.7.12 U Guys Part.3 : 감쪽같은 Girl(전성현 켐보)
2013.12.12 U Guys(EP) : 인계동(전성현 낙천), 알아가는 단계(진현), 했네 했어, 오늘은 아닌 것 같아, 감쪽같은 Girl
2014.4.8 밝혀 : 밝혀(진현 낙천)
2014.6.27 누구세요 : 누구세요(전성현 데프와이)
2014.9.30 미묘해 : 미묘해(택우 피데이)
2015.2.26 1집 +2 : 피노키오(나오), 숨 좀 쉬자(데프와이 낙천 진현), 몰래 나와(택우 몰리디), BPM69(피데이), 싸워(SIXT 전성현), 누구세요, 미묘해, interlude
2015.6.1 데려가 : 데려가(피데이)
2015.7.31 지켜주기 싫어 : 지켜주기 싫어(택우 피데이)
2015.11.18 내가 조금만 더 잘됐으면 : 내가 조금만 더 잘됐으면(택우)
2015.12.22 바리스타 : 바리스타(몰리디)
2016.4.6 Sum Up Part.1 : ㅁㅏㅁ(피데이)
2016.7.20 Sum Up Part.2 : 에피소드(죠니)
2016.9.21 2집 Sum Up : 일단 갈게(피데이), 하자(전성현 SIXT), Interlude(지훈), 쉽게(택우 렉스), 밥이나 먹자(카모, 앤덥), 잘하고 있어(샛별 트라이엄프 코코), 바리스타, 내가 조금만 더 잘됐으면, ㅁㅏㅁ
2017.3.16 평범하게 : 평범하게(지훈)
2017.5.15 너무 좋아 : 너무 좋아(염따)
2017.7.31 tokyo : tokyo(팔드로)
2017.10.21 What You Gonna Do : What You Gonna Do(림지)
2017.11.29 오후4시 : 오후4시(렉스디)
2018.5.8 니 얘기(EP) : Let Me Say(주니), Just A Friend(KIMM CHAAN), 미뤄(한다윗), intro, What You Gonna Do, Tokyo, 오후4시
2018.7.13 Drivin’ : Drivin’(진준왕)
2018.12.14 무게 : 무게(시도)
2019.1.17 내 얘기(EP) : 평범하게(지훈), 난 더(동경), 같이 있어줘(리햅), 노을(림지), 무게, Outro
“책상에 앉아서 일하듯이 쓴다(웃음). 이것을 쓰고 싶다 생각하면 끌지 않고 내는 편이다. 보통은 제목을 먼저 정하고 그와 연관된 단어들을 핸드폰에 적어놓는다. 이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괜찮다 싶으면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간다.”
= 피처링 섭외가 관건일 것 같다. 
“초반에는 아는 사람들 위주로 섭외했지만 2년 전부터는 아니다. 평소 사운드 클라우드를 엄청 듣는데 괜찮은 사람이 있으면 다 적어놓고 그 사람에 맞춰 노래를 만든다.”
= 섭외도 하기 전에 곡부터 만드는 것인가.
“그렇다. 가이드 곡을 만든 후 ‘이런 내용, 이런 느낌의 곡인데 해주실 수 있느냐’고 물어서 한다고 하면 그 곡으로 한다. 제 음악이 저마다 다르다고 하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사는 내가 쓰기도 하고 그 사람이 쓰기도 한다.”
= 올 1월에 나온 EP ‘내 얘기’는 지난해 5월에 나왔던 EP ‘니 얘기’에 화답하는 형식 같다. 
“‘니 얘기’는 말 그대로 피처링한 분이 들려주는 얘기이고, ‘내 얘기’는 내가 모든 주제를 정했다. 편곡도 ‘니 얘기’는 신스와 일렉 피아노, 기타로 했고, 이번 ‘내 얘기’는 어쿠스틱 피아노와 일렉 기타, 일렉 베이스, 드럼으로 했다. 사운드적으로도 구분하고 싶었다. 두 EP는 이미 ‘우리 얘기’라는 제목의 2CD로 지난해 12월 선발매됐다.”
= 새 EP를 들어보니 1번 ‘평범하게’와 2번 ‘난 더’, 3번 ‘같이 있어줘’가 단번에 귀에 박히더라. 6곡 중 3곡을 같이 들어보자. 곡을 골라달라.
“‘평범하게’, ‘같이 있어줘’, ‘노을’로 하자.”
= ‘평범하게’는 2인 밴드 굿나잇스탠드의 지훈이 피처링했다. 
“원래 멜튼으로 활동하다가 멜튼을 팀명으로 쓰는 바람에 자신은 지훈이라는 본명으로 활동하는 뮤지션이다. 하지만 지난 12월에 군대에 가서 아마 앨범을 못들었을 것이다. 이 곡은 밤에 술 마시고 우울해하고 있을 때, 평범하게 사는 게 진짜 어렵구나 느껴 쓰게 된 곡이다.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많던 2017년에 써서 그런지 이번 EP 중 가장 무겁고 진지한 곡이다.” 
= ‘난 더’에서 노래를 부른 동경은 어떤 뮤지션인가.
“사실 2017년에 한번 부탁했었던 분이다. 그때는 곡이 안맞아 거절하셨고, 이번에 다시 보내 성사가 됐다. 1,2번은 내가 힘든 상황, 3,4번은 여자친구한테 하는 이야기, 5번은 부모님한테 하는 이야기다.”
= ‘같이 있어줘’는 어떤 곡인가.
“9년 만난 여자친구한테 처음 쓰게 된 곡이다. 제목은 ‘같이 있어줘’이지만 가사에는 이 말이 안들어간다. 가제를 그냥 썼다. 타이틀곡은 아니지만 이 곡이 인기가 많다. 여자친구도 이 곡을 가장 좋아한다. 이 곡은 거의 가이드 상태로 나왔다. 원곡 느낌이 워낙 강해서 쉽게 못바꾸겠더라.”
= 피처링한 리햅의 인기가 상당하다.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팔로워가 많은 분이다.”
= ‘노을’의 림지는 지난해 ‘What You Gonna Do’도 불렀다. 
“그 곡을 팬들이 가장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림지는 전 기획사 대표가 학교 형이라서 알게 됐는데 저와 작업 스타일이 맞았다. ’니 얘기’에 림지 곡이 2곡(What You Gonna Do, 노을)이나 들어갈 수도 있었다. 곡은 노을처럼 너를 채우겠다, 아름다운 노을보다 네가 더 아름답다는 내용이다.”
=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 것인지 묻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하자. 수고하셨다. 
“처음 활동할 때와는 많이 변했다. 듣는 음악도 다르고, 만들고 싶은 음악도 다르다. 무계획이 계획이지만,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많은 곡을 주는 게 목표다. 또한 팀을 통해 가요 작곡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오는 4월에 새 싱글이 나올 예정이다. 수고하셨다.”
/ kimwmy@naver.com
사진제공=숨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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