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수류탄’ 덴트몬의 폭격, 로건 앓이는 이제 그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2.04 17: 04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던 데이비드 로건의 부상 이탈 공백으로 단신 외국인 선수에 대한 그리움이 컸던 부산 KT다. 하지만 이제는 ‘로건 앓이’를 그만해도 될 듯 하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저스틴 덴트몬이 로건의 그림자를 점점 옅어지게 하고 있다.
KT는 4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프로농구 5라운드 전주 KCC와의 맞대결에서 92-76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T는 22승18패를 마크하면서 3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전주 KCC는 3연패에 빠졌다. 
경기 초반 양상만 하더라도 KT가 쉽게 극복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초반 KCC 브랜든 브라운의 골밑 싸움을 당해내지 못했다. 여기에 KCC의 빠른 속공까지 제어하지 못했다. 경기 초반 16점 차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그런데, KT는 16점의 초반 격차를 단숨에 이겨냈다. ‘해운대 수류탄’ 저스틴 덴트몬이 4번째 경기에서 대폭발을 했기에 가능했다. 덴트몬의 활약에 힘입어 KT는 경기 리듬을 손쉽게 되찾았고, 역전승을 넘어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덴트몬은 KT가 어렵사리 찾은 새 단신 외국인 선수. 첫 단신 외국인 선수 조엘 헤르난데즈가 기량 미달로 퇴출된 뒤 데이비드 로건을 영입한 KT였다. 로건과 함께 KT는 날아올랐다. 하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8주 진단을 받으면서 KT의 경기력은 안정감을 잃었다. 로건의 부상으로 데려온 스테판 무디마저 첫 경기에 부상을 당하며 이탈했다. 그리고 다시 대체 선수로 영입한 쉐인 깁슨은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게 힘들었다. 결국 지난해 G-리그 득점 2위이자 요르단 귀화 선수인 덴트몬을 영입하는데 이르렀다. 그 사이 '로건 앓이'는 점점 심해졌다.
‘득점 기계’이자 ‘타짜’였던 로건과 비슷한 유형의 선수인 덴트몬은 곧장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성공했다. 지난 1월 29일 서울 삼성과의 첫 경기에서 21점(3점슛 3개)를 터뜨리며 성공적인 KBL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3경기에서 평균 20점 3점슛 3.3개, 5.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공헌하기 시작했다. 경기 전 서동철 감독은 “아직 몸 상태는 100%가 아니지만, 주위에서도 영입을 잘 했다고 얘기하는 듯 하고,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슛 적중률도 좋고 노련하게 경기를 잘 이끌어주고 있다”면서 “이기적인 플레이를 할까봐 걱정했는데, 걱정은 기우였다”고 말하며 덴트몬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동철 감독의 말처럼 덴트몬은 공격에서 꽉 막혔던 혈을 뚫는 역할을 했다. 2쿼터부 덴트몬의 무대가 시작됐다. 덴트몬은 돌파로 KCC 진영을 휘저어놓았다. 그리고 정확한 3점포로 KCC의 외곽 수비에 균열을 가했다. 덴트몬 이전까지는 KT의 외곽포는 좀처럼 터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 덴트몬이 물꼬를 튼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리고 팀 합류 4경기 만에 팀 동료들과 호흡도 완벽하게 맞췄다. 그는 2쿼터 중반 양홍석의 스크린을 받은 뒤 노룩 패스를 양홍석에게 다시 건네면서 2대2 플레이를 완성했다. 이후 양홍석의 스크린 슬립 이후 공간을 활용하는 공격 루트를 통해 팀의 점수를 만들었다. 또한 마커스 랜드리와의 콤비 플레이 역시 적극적으로 나왔다. 랜드리까지 동반으로 살아나는 효과가 나왔다.
KT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 당시에도 로건과 랜드리의 호흡이 일품이었던 것을 기억하면, 덴트몬은 로건의 향기를 지우는데 충분했다. 결국 이날 덴트몬은 3점슛 4개 포함해 27점, 3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jhrae@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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