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은퇴한 구자철, "11년의 시간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02.02 15: 11

구자철(30, 아우크스부르크)이 11년간 달았던 태극마크를 반납한 소회를 밝혔다.
구자철은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국가대표 은퇴 소감을 전했다. 구자철은 "아시안컵이 끝나고 지난 며칠간 지금까지 달려왔던 11년의 시간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라며 "2008년 나이 만 18세에 처음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데뷔했던 날, 2009년 20세 월드컵이 열렸던 이집트에서의 하루하루,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탈락 후 뮌헨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 느꼈던 상심과 좌절, 그리고 다짐. 다시 일어서서 유럽에 진출하겠다는 의지, 그리고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추억,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득점왕과 함께 독일 진출,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2014년, 2018년 월드컵, 그리고 지역예선을 위해 독일과 한국, 아시아 전역을 오가며 치렀던 경기들, 수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던 비행기 안”이라며 지난 11년을 떠올렸다.
구자철은 이어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는 건 대한민국 축구,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의미였고, 그렇기 때문에 크나큰 책임감과 부담감도 따랐습니다. 그리고 그 생활을 더 이상 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맞이한 이 순간에서야 지난 11년을 되돌아 볼 여유가 생겼습니다”라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성원해주신 국민들, 축구팬들, 그리고 현장에서 동고동락한 축구협회 직원분들, 스탭들, 그리고 함께 했던 선후배 동료들, 또 부상만큼은 당하지 않길 바라며 집에서 발 동동 구르며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을 아내와 가족들. 선배님들 또한 저와 같이 끝이 있었을 겁니다. 그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습니다. 좋은 기억과 특별한 경험이 많았던 만큼, 힘들고 괴로운 시간도 함께했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앞으로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이 소중한 과정을 잘 견디고 헤쳐나갈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당부했다.

구자철은 "목표를 정하고 꿈을 좇아 최선을 다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앞으로 보다 주위를 살피고 주변을 배려할 줄 아는 자신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대표팀 유니폼은 내려놓았지만, 한국 축구를 위해서 이곳 독일에서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고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은퇴 소회를 마무리했다.
구자철은 지난 2008년 2월 17일 중국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뒤 11년 동안 통산 76경기에 나서 19골을 기록했다./dolyng@osen.co.kr
[사진] 구자철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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