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원로 김소식, 혼탁한 체육계에 던지는 조언

야구원로 김소식, 혼탁한 체육계에 던지는 조언
[편집자 알림]김소식(76) 전 대한야구협회 부회장은 부산고, 상업은행 출신이다. 부산고 시절 에이스 투수로 활약,...


[편집자 알림]김소식(76) 전 대한야구협회 부회장은 부산고, 상업은행 출신이다. 부산고 시절 에이스 투수로 활약, 모교를 해방 이후 처음으로 청룡기 우승으로 이끌며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상업은행과 해병대 시절 국가대표로도 활동했던 그는 대한야구협회 부회장, 일구회 회장을 역임했고 특히 방송해설위원으로 해박한 지식과 엇구수한 입담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글은 작금 폭력사태로 혼란에 휩싸인 체육계를 향한 그의 쓴 소리다.

우리나라 체육계가 일대 혼란에 빠졌다. 빙상 심석희 선수에 대한 폭력과 성폭행 파문이 다른 종목까지 번져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체육계의 비리는 주로 인기 종목에서 승부조작이나 입시부정 또는 금전에 관련된 사고였다. 이번에는 비리 청정지대라 여겼던 비인기 종목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어 염려와 더불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스포츠를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자녀를 양육하고자 하는 부모들이 느낄 배신감과 가슴 찢어질 고통을 생각하면 체육계 원로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는 것은 성적 지상주의를 내세운 체육 정책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면 연금을 받고 진학이나 은퇴 후 지도자로 취업이 쉬워진다. 선수들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수업을 외면하고 오직 운동 하나에만 매달린다.

학생시절에 학업이나 인성문제에 소홀하다보니 지도자가 된 후에도 자신과 똑같은 선수를 양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건전한 사고를 지닌 운동선수가 아니라 경기 기술자나 경기 꾼을 만들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현재 체육계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손질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체육은 후진성을 면치 못할 것이고 제2, 제3의 심석희 같은 피해 선수가 나올 것이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선수 학부모들에게 꼭 하고픈 당부가 있다. 세계적 스포츠스타가 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는 운동에 재능이 있어 뒷바라지만 잘하면 스타로 만들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과 믿음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대부분의 선수가 스타선수의 들러리 노릇을 하다가 이름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게 일반적인 스포츠의 세계다. 따라서 학부모들은 어느 분야보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스포츠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신중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운동선수는 자신과의 싸움, 외적인 요소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런데 자신을 이기지 못해 자의로 중도하차하는 선수가 의외로 많다. 잘나가다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나 제대로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타의로 운동을 그만두는 경우도 흔하다.

선수는 물론이고 학부모들은 이러한 상황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지니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그래야 운동을 그만두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다.

중도에 운동을 그만 둔 선수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례는 많다. 고교 2학년 때 부모와 협의를 거쳐 운동을 그만 둔 학생이 열심히 공부해 판사가 됐다는 최근의 언론보도에 필자를 비롯한 체육인들은 큰 자부심을 느꼈을 것이다.

요즘 최고의 뮤지컬 배우로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민우혁은 LG 트윈스에서 활약한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다. 그는 부상으로 은퇴한 뒤 부단한 노력으로 대세 뮤지컬 배우로 거듭났다.

강호동, 서장훈 등 걸출했던 스포츠스타들이 인기 연예인으로 변신해 TV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들이 풍부한 노하우와 스타 기질로 현장 지도자가 돼 후배를 양성했더라면 더 큰 명성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운동에만 매달려온 그들이 다른 분야에서도 성공했다는 것에 누구보다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운동을 그만 둔 뒤에도 좌절하지 않고 강한 도전정신으로 또 다른 세계를 성공적으로 개척한 그들의 노력은 운동을 하고 있는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에게 ‘자녀들을 운동기계로 만들지 말라’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자녀들에게 일방적으로 운동을 강요하지 말고 자신감과 용기를 심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선수가 스타선수가 될 확률이 높고 다른 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게 불변의 진리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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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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