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처럼' 이변의 대명사 된 박항서호, 하지만 한국은 달라야 한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01.22 08: 22

'박항서 매직'같은 언더독의 반란은 즐겁다. 하지만 벤투호에서만큼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바레인과 경기에 나선다. 만약 승리하면 8강서 이라크-카타르의 승자와 격돌한다.
한국은 바레인과는 역대 상대 전적에서 10승 4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방심할 수는 없다. 2패가 모두 아시안컵 본선 무대에서 당한 것이다. 특히 지난 2007년 아시안컵 조별리그는 ‘바레인 쇼크’로 유명하다.

지난 21일 열린 한국-바레인전 공식 기자회견 중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왔다. 한 바레인 취재진이 바레인의 미로슬라프 수쿠프 감독에게 '베트남처럼 바레인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2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요르단과 경기에서 연장까지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 끝에 4-2로 이겼다.
베트남은 조별리그에서 가장 힘겹게 16강에 진출한 팀이었다. 2연패 이후 마지막 3차전서 예멘을 2-0으로 잡은 D조 3위 베트남은 승점(3점)과 득실차(-1), 다득점(4점)까지 E조 3위 레바논과 동률이었으나 페어플레이 룰(베트남 옐로 카드 5장, 레바논 옐로 카드 7장)에서 앞서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하는데 성공했다.
자연스럽게 베트남은 A조 1위 요르단과 비교해서 상대적인 약팀으로 평가 받았다. 요르단은 이번 대회 '디펜딩 챔피언' 호주를 제압하며 돌풍을 이어왔다. 하지만 '박항서 매직'은 다시 한 번 기적을 만들었다. 체격적 열세를 체력과 열정으로 뛰어 넘으며 승부차기 끝에 요르단을 넘으며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만들었다.
A조 3위 바레인도 C조 1위 한국에 비하면 모든 면에서 열세다. 선수단 구성이나 조별리그 퍼포먼스, 역대 아시안컵 성적 등 한국에게 앞서는 것이 없다. 바레인 취재진의 질문 역시 자국 대표팀이 박항서의 베트남처럼 기적을 만들기를 기원하며 나온 것으로 보인다.
취재진의 질문에 미소를 보인 수쿠프 감독은 "우리도 (베트남처럼 되길) 원해"고 답하면서 "하지만 우리가 최선을 다해도 장담할 수 없다. 한국은 이란-일본과 함께 아시아를 대표하는 강팀이다.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수쿠프 감독은 한국 선수단이 이전 아시안컵과 월드컵에서 보여준 모습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격차를 인정했다. 그는 "한국은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5~6 명은 잉글랜드, 독일 등 최고의 무대에서 뛰고 있다.  손흥민 등을 포함해 모든 선수들이 뛰어나다. 경기는 모르다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한국호도 이변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이다. 벤투 감독을 필두로 모든 선수들이 상대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벤투 감독은 "우리 선수 모두 자신감은 있지만, 상대를 존중한다. 바레인은 강점이 분명하다. 잘 대비해야 한다. 어려울 경기가 될 것이다. 치열한 경기를 예상하지만, 분명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경기에 나서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언더독의 반란은 언제나 짜릿하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이 독일을 침몰시키자 전 세계 축구계가 들썩이고, 박항서호의 행진에 한국 축구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것이 벤투호에 일어나서는 절대 안된다. 벤투호가 편하게 바레인을 제압하며 우승을 향한 한 발 더 다가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mcadoo@osen.co.kr
[사진]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준형 기자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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