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평소처럼 미친 듯이 기뻐하지 않았다."
베트남 대표팀이 역사적인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을 때 수장 박항서 감독은 피치 밖에서 조용히 이 장면을 지켜봤다.
21일(한국시간) 베트남 매체 'cafef'는 모든 선수들이 그라운드 안에서 베트남의 역사적인 승리를 축하할 때 박항서 감독은 밖에서 조용히 이 장면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요르단과 경기에서 연장까지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 끝에 4-2로 이겼다.
이날 결과는 베트남에는 단순한 8강이 아니었다. 베트남이 아시안컵에서 거둔 사상 첫 토너먼트 스테이지 승리였다. 또 한 번 베트남의 새로운 축구 역사를 쓴 것이다.
실제 박 감독은 지난 23세 이하(U-23) 베트남 대표팀을 2018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으로 이끌었다. 또 A대표팀을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에 올려놓았고 이젠 아시안컵 8강까지 달성한 것이다.
베트남 선수들은 경기 직후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이런 역사적인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박 감독은 유일하게 이런 축하 자리에서 빠친 채 피치 밖에서 혼자 잠시 머물렀다.
이에 cafef는 당시 박 감독에 대해 "그의 얼굴은 생각들로 가득했다. 아마 이 베트남 축구의 성공을 위한 건설사(박항서 감독)는 다음 여정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다. 그와 베트남 선수들에게는 앞으로 극복해야 할 많은 장애물이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박 감독의 외로움(?)은 오래 가지 않았다. 선수들이 속속 박 감독의 품으로 달려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 매체는 "주장 퀘 응옥 하이가 달려오자 이 전략가는 곧 미소를 지으며 서로 끌어안고 승리의 기쁨을 나누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매체는 박 감독과 응옥 하이를 가리키며 "이제 이 둘의 도전은 더 힘들 것이다. 베트남 대표팀에는 극복해야 할 더 큰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남은 8강전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곁들였다.
실제 '박항서 매직'으로 8강에 오른 베트남은 8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일본 경기 승자와 맞붙는다. 둘 모두 객관적인 전력에서 베트남을 훌쩍 뛰어넘는다.
박 감독은 경기 후 "일본이나 사우디아라비아나 우리에게 모두 힘든 상대다. 16강에 올라온 팀 중 베트남보다 약한 팀은 없다. 모두 우리보다 랭킹이나 퍼포먼스에서 뛰어나다. 우리보다 약한 팀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해 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행운이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노력했기 때문에 얻는 것이다. 100% 행운은 없고 우리가 노력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외신 기자가 베트남 수비 축구가 한계에 도달했다 비판했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고 결과를 내는 방식이다. 난 수비가 아닌 실리 축구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AFC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