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 전반과 후반 사이에 이뤄진다" 베트남 언론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9.01.21 13: 12

"박항서 정신은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에 효과를 발휘한다."
베트남의 한 언론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 오른 '박항서 매직'을 분석하고 나서 관심을 모았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요르단과 경기에서 정규 시간과 연장전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8강에 올랐다. 이날 결과는 베트남이 아시안컵에서 거둔 사상 첫 토너먼트 스테이지 승리였다.

그러자 21일(한국시간) 베트남 매체 '타오 앤 반호아'는 베트남 대표팀이 요르단전에서 전반과 후반 완전히 상반된 모습을 연출했다고 전하며 박항서 감독의 아주 특별한 철학을 언급했다. 
이 매체는 전반전에 요르단은 베트남에 비해 강하고 실용적이며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전 들어 미약하고 수동적이며 전투력이 부족해 보였다면서 이런 요르단의 극과 극 이미지는 결국 베트남의 경기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요르단은 전반 38분 바하 압델라만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프리킥 득점으로 앞서 갔다. 하지만 하프타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되자 베트남 선수들이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베트남은 이날 58%가 넘는 볼 점유율과 함께 7번의 슈팅을 날렸고 8번의 코너킥을 기록했다. 파울은 요르단보다 오히려 1개가 적었다.
이 매체는 박항서 감독의 축구 철학이 항상 인내심을 바탕으로 언제든 상대방을 밀어붙일 준비를 갖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경기에서도 그것이 잘 드러나, 요르단이 거세게 나왔지만 베트남은 버텨냈고 요르단이 조급해 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칼을 갈고 있었다는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박 감독에게는 전반과 후반 사이의 휴식시간이 항상 가장 중요하다. 선수들이 쉬는 시간이지만 박 감독에게는 후반 플레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작년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한국을 상대했던 때를 떠올렸다.
박항서 감독은 당시 전반을 0-2로 내준 뒤 하프타임 때 통역을 통해 선수들을 꾸짖었다. 박 감독은 "너희는 선수들이다. 상대 역시 선수들이다. 너희도 다리가 2개고 그들도 그렇다. 왜 그렇게 수줍게 경기를 하나?"라며 "그들을 자세히 보라. 그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우리보다 빠르지 않다. 나는 베트남 사람들이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미국을 이겼던 그 정신은 어디로 갔나?"라고 꾸짖음과 독려에 나섰다.
또 박 감독은 "너희가 설사 진다 해도 뭔가 배워야 한다. 축구는 기술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을 갖추고 플레이를 통해 머리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해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베트남은 비록 1-3으로 졌지만 한국을 상대로 후반 들어 55%까지 볼 점유율을 높이며 선전을 펼쳤다. 베트남은 후반 들어 완전히 바뀐 모습을 보여주며 한국을 끝까지 괴롭혔다.
박항서 감독은 요르단전이 끝난 후 "일부 외신에서 우리가 수비 축구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수비 축구가 아닌 실리 축구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한다. 수비축구가 아닌 실리축구라고 말해달라. 우리는 가장 잘하는 축구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 감독은 이날 베트남은 전후반 완전히 달라전 경기력에 대해 "하프타임 특별한 전술 지시를 하지는 않았다. 그냥 기초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상대 롱패스를 막고, 우리 페이스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가장 중요한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는 동기부여도 있었다"고 밝혔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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