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열 "내 인생의 황금기 보내..천천히 잘 내려가야죠"[Oh!커피 한 잔②]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9.01.21 08: 02

“재작년부터 천천히 잘 내려갈 준비하고 있어요.”
가수 황치열의 활동기는 조금 특별한 과정을 담고 있다. 지난 2007년 가수로 데뷔해 긴 무명시절을 거치며 성장통을 겪어냈다. 춤을 추던 황치열이 015B의 객원보컬로 음악을 시작해 보컬트레이너로 음악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고, 지금은 누구나 아는 발라드 가수가 됐다. 특별한 과정을 거쳐 12년 만에 완성해낸 두 번째 정규앨범이다. 
특별한 12년을 보낸 만큼 황치열은 21일 발표하는 두 번째 정규앨범 ‘더 포 시즌스(The Four Seasons)’가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전곡 작사에 참여하고, 프로듀싱에 나서 팬들과 함께 만드는 앨범으로 완성했다. 감개무량하고 특별할 수밖에 없는 앨범.

긴 성장통을 끝낸 황치열만의 음악이 담겼다. 
Q.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노래가 있나?
A. 이별 노래다. 헤어지고 나서 누구 노래를 들어야 하나라고 할 때, 황치열의 노래가 슬픈 노래의 끝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국민 이별송이란 말을 듣는 것이 목표다. 
Q. 중국에서의 활동이 활발했는데, 올해도 특별한 계획이 있는지?
A. 아직까지 중국에서의 분위기가 변화된 것을 피부로 느끼는 것은 없다. 주변에서 ‘언젠가 좋아질거야’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크게 달라진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지는 못하다. 중국 활동을 했을 때 드라마 출연 제의가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예능이나 다른 새로운 것에 도전할 의향이 있다. 
중국 팬들과의 소통은 SNS와 팬카페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 콘서트나 팬미팅을 할 때도 많이 찾아와주신다. 중국 활동에 대해 아쉬워하지만, ‘내가 가면 되지’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지난해 연말콘서트를 처음 해봤는데, 굉장히 귀한 시간에도 해외 팬들이 많이 와 주신 걸로 알고 있다. 아직까지 잊지 않고 기억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Q. ‘나 혼자 산다’에 나왔던 옥탑방을 후배들에게 양보했다고 하더라.
A. 옥탑방은 지금 따로 레이블로 작곡가 동생들 살 수 있게 하고, 작업을 같이 하고 있다. 8~9년 전에 아이돌 보컬트레이너를 할 수 있을 때 그 회사에서 공부하는 작곡가 동생들이었다. 정말 닭장 같은 룸에서 작업하는 것을 보고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생각에 같이 작업하고, 이번 앨범에도 3곡 정도 작업하고 있다. 
자꾸 채울 생각만 하니까 내가 비어 있을 때 생각을 안 하더라.예전에는 다 비어 있었는데, 지금도 더 채우려고 하니까 일이 안 되더라.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했는지를 돌이켜보면서 유지해나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 
Q. 어떤 의미에서 비워내야겠다고 생각하는지.
A. 앨범 판매만 봐도 발라드 가수로서 과분한 사랑이고, 너무 큰 사랑을 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규앨범 때는 그런 기대 없이 직원들에게도 이야기했다. 더 올라가지 않는다, 내려갈 준비를 해야 한다. 잘 만들어서 같이 가자고 생각했다. 재작년부터 내려갈 생각을 했다. 천천히 잘 내려가자. 내 마음이나 앞으로 가야 할 길들이 녹아 있는 것 같다. 
Q. 재작년부터 내려갈 준비를 한 이유가 있나?
A. 아무래도 올라가는 게 있으면 영원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끝이 있듯이 내가 잘되고 행복하고 이런 것들이 영원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하는 게, 조금씩 안정감 있게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기대가 없어야, 기대 없이 무언가를 했을 때 성과가 나면 자신감이 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된다. 내려놓는 게 버릇이 되는 것 같다. 
보는 시각에 따라 기준이 다르겠지만, 나는 처음에 춤을 췄을 때에도 돈을 받고 춤을 출 수 있을까 생각했다. 노래를 했을 때도 내가 가수가 될 수 있나 했는데 가수가 됐고. 사람마다 기준이 좀 다른데, 내가 생각했을 때 내가 상상도 못했던 일들을 많이 해왔고, 지금도 공연이라던가 정말 생각도 하지 않았던 연말콘서트도 했고, 정규앨범이라는 큰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이 이뤘다고 생각한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황금기를 보내지 않았나 생각한다. 발라더로서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으로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기적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Q. 옆구리가 허전하지는 않은지?
A. 너무 많이 허전하다(웃음). 아무래도 주변 친구들은 다 아기가 있고, 초등학교도 들어가고 한다. 명절 때마다 만나는 친구가 ‘너가 40대 결혼해서 애가 학교에 가면 50인데 감당할 수 있겠냐’는 말이 했는데 와닿았다. 내가 꿈을 쫓다가 벗어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이 들긴 하다. 부모님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형과 누나가 모두 결혼해서 다행이다(웃음).
Q. 이상형이 있다면? 
A. 내가 요리를 별로 못한다. 설거지는 기가 막히게 하는데 청소, 빨래, 설거지는 잘하는데 그래서 요리 잘하는 사람이 좋다. 나와 반대를 좋아한다고 하는데, 내가 까무잡잡하니까 하얀 피부였으면 좋겠다. 크게 그런 것들을 보지 않고 마음이 잘 맞았으면 좋겠다. 영화나 드라마에 되게 친구처럼 나오는 장면이 보기 좋았다. 친구처럼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자기 일 열심히 잘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Q. 최근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6도 시작했다. 
A. 1회에 100인들과 함께 무대에 섰다. 이슈를 가장 많이 받은 100인들과 무대에 섰다. 나와 이선빈 씨가 무대에 서면서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냈구나’했다.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누군가를 음지에서 양지로 꺼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너목보’에서 ‘제2의 황치열을 찾는다’는 말도 많이 하더라. 
A. ‘너목보’를 통해서 잘 된 분들이 많다고 알고 있다. 멜로망스 민석 군도 ‘너목보’ 출신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더 많이 나와주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활동하는 사람이 많이 나와주면 좋겠다. 하다 보면 좋은 일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올해에 이루고 싶은 일들은 무엇인가?
A.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건강이다. 4년 동안 쉬지 않고 일하다 보니까 건강이란 것에 대해서 놓고 있었다. 내가 8월까지 작업하면서 처음으로 목에 담이 걸렸다. 콘서트에서 노래할 때 팬님들과 아이컨택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행복해 하는 표정을 보니까 노래할 맛 나더라. 이런 표정을 보면서 계속 노래하려면 건강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음악적으로 음원을 많이 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황치열의 음악을 많이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seon@osen.co.kr
[사진]하우엔터테인먼트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