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의 비결...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01.21 09: 01

박항서 매직의 비결은? 진정한 리더쉽은 낮은 곳부터 나왔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요르단과 경기에서 정규 시간과 연장전에서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 접전에서 4-2로 웃으며 8강 진출에 성공하며 박항서 매직을 이어갔다.
다시 한번 '박항서 매직'으로 8강까지 진출한 베트남은 8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일본의 승자와 맞붙는다. 베트남의 역대 아시안컵 최고 성적은 2007년에 기록한 8강이었다. 하지만 당시는 조별리그 이후 바로 8강전을 가지는 시스템이었다. 요르단전 승리로 베트남은 사상 처음으로 토너먼트 스테이지에서 승리를 거뒀다.

자연스럽게 박항서 감독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렸다. 이번 대회에도 박항서 매직은 이어지고 있다. 극적으로 16강에 합류했던 베트남은 요르단과 경기에서 언더독으로 평가받았다. 실제로 전반은 요르단의 페이스였다. 체격 우위를 살려 일방적인 공세를 퍼부었다.
요르단은 전반 38분 바하 압델라만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프리킥 키커로 나서, 정확한 킥으로 베트남의 골문을 흔들었다. 전반 종료와 동시에 기자석의 베트남 취재진들은 힘들 것 같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하프타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되자 베트남 선수들이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박항서 감독이 피치에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일방적으로 요르단을 몰아친 베트남은 후반 6분 응구옌 트롱 홍이 올려준 크로스를 응구옌 꽁 푸엉이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꽁 푸엉의 골이 들어간 순간 베트남 응원단은 일제히 '베트남 올레'나 '베트남 꼬렌'을  외치며 환호했다.
박항서 매직은 멈추지 않았다. 정규 시간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베트남은 연장전에서도 추가골을 위해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골이 나오지 않으며 양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박항서 감독의 오더가 적중했다. 베트남은 4번 키커 민부엉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킥을 성공시켜 4-2 완승을 거뒀다.
박항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승부차기에서 성공한 적도 있고, 실패한 적도 있다. 16강 진출 후 대비할 시간이 얼마 없었다. 훈련은 했다. 승부차기할 때 나만의 원칙이 있다. 코치에게 승부차기를 대비하자면 이상해할까 봐 나 혼자 정했다. 전날 이영진 코치와 상의했다"고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연이은 베트남 대표팀의 기적에 박항서 감독을 향한 칭찬 세례가 이어졌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은 겸손함을 잊지 않았다. 그는 "성과는 혼자의 팀이 아니고 나만의 노력으로 완성된 것이 아니다. 성공은 선수, 코칭스태프, 스태프가 모두 힘을 합쳐 만드는 것이다. 내가 감독이라 이름이 나오는 거지 내가 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전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모든 기자와 악수를 나눴단 박항서 감독은 이날도 기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위대한 성과를 만들었지만, 겸손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낮은 곳을 자처하는 박항서 감독의 모습에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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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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