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투어 25승의 전미정, '최장 공백' 16년만에 KLPGA 투어우승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9.01.20 18: 37

 2006년부터 일본 무대에서 활동하며 25승을 거두고 있는 전미정(37)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후배들에게 '관록'의 무서움을 한 수 가르쳤다. 
전미정은 20일 대만의 남서부 최대 도시 가오슝 '신의 골프클럽'(파72/6,463야드)에서 열린, ‘대만여자오픈 with SBS Golf’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했다. 2001년 프로에 데뷔한 전미정이 KLPGA 투어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대회는 2003년 파라다이스 여자 인비테이셔널. 무려 16년만에 KLPGA 투어 승수를 추가했다. 통산 3승째. 우승 공백 16년은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전미정은 해외투어 20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영구 시드권을 2012년에 획득해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2017년 11월 ‘제18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이후 1년 2개월 만에 KLPGA 투어에 출전해 이번에는 우승컵까지 들어올렸다. 주 무대가 일본이다 보니 KLPGA 투어에서는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전미정은 대만이라는 제 3지대에서는 관록의 힘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였다.  

이번 대회가 KLPGA 투어가 된 데는 국내 투어의 세계화와 정책과 관련이 있다. 대만의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메이저 대회 ‘대만여자오픈’을 KLPGA가 올해부터 대만골프협회(CTGA), 대만여자프로골프협회(TLPGA)와 공동 주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대만여자오픈 with SBS Golf’는 KLPGA 투어 2019년 첫 대회가 됐다. 2019시즌 개막전은 이미 작년 12월에 열렸다. 베트남 트윈도브스에서 열린 '효성 챔피언십'이 2019시즌 개막전이다. 이 대회에서는 박지영이 우승했다. 
사실, 2019년 KLPGA 투어 정규 시즌은 아직 일정도 발표 되지 않았다. 앞으로 '2019년 국내 개막전'을 또 치러야 한다. 복잡하다. '2019 시즌 개막전' '2019년 첫 대회' '2019 시즌 국내 개막전'으로 미세하게 다르다. 대회 앞에 붙는 수식어를 유심히 봐야 덜 헷갈린다. 
이렇게 2019년 KLPGA 투어 첫 대회가 된 ‘대만여자오픈 with SBS Golf’에는 108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KLPGA 투어에서는 40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KLPGA 투어 영구 시드를 갖고 있는 전미정은 실전 테스트 차 이 대회에 출전해 쏠쏠한 수확을 거뒀다. 대만의 메이저 대회인 만큼 총 상금은 80만 달러(약 8억 9,800만 원), 우승상금 16만 달러(약 1억 7,960만 원)로 높은 편이다. 물론 일본 투어에 비할 바는 아니다. 
전미정은 대회 2라운드부터 절정의 감각을 뽐내기 시작했다. 2라운드에서 5타, 3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며 선두권으로 치고 나왔다. 
20일의 최종 라운드를 김아림(24, SBI저축은행)과 함께 12언더파 공동 선두로 출발한 전미정은 한층 까다로워진 핀 세팅과 최종 라운드의 압박에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전반을 마쳤을 때, 출발 시점보다 무려 3타를 잃고 있었다. 그러나 관록의 힘은 후반 들어 살아났다. 11, 1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고, 파5 18번홀에서도 침착하게 버디를 낚아 턱밑까지 쫓아온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김아림도 고된 하루였다. 전반을 파로 마친 김아림은 파4 10번홀에서 한 타를 잃었고, 파4 16번홀에서는 드라이버 실수까지 나오면서 흔들렸다. 16번홀에서 2타를 잃은 김아림은 18번홀 버디로 1타를 만회했지만 최종 스코어는 10언더파 공동 4위로 내려갔다. 
파3 17번홀에서 장거리 버디 퍼팅에 이어 18번 홀  연속 버디로 11언더파까지 쫓아 온 김민선은 전미정이 18번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잡아내는 바람에 연장 기회를 얻지 못했다. 대만의 차이페이잉이 김민선과 함께 11언더파 공동 2위에 올랐다. 
오지현(23,KB금융그룹)이 8언더파 공동 7위, 최혜진(20,롯데)이 5언더파 공동 11위로 경기를 마쳤다. /100c@osen.co.kr
[사진] 전미정과 김아림의 경기 모습. /KLPGA 투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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