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잡으며 벤투호가 챙긴 자존심&실리... 꿩 먹고 알 먹고 [아시안컵]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01.17 09: 01

일거양득. 벤투호가 중국전 승리를 통해 엄청난 소득을 얻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7일(한국시간)새벽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최종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황의조와 김민재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중국을 잇따라 물리치고 3연승을 거둔 한국은 중국을 밀어내고 조 1위에 올랐다. 이제 한국은 충분히 쉰 다음 오는 22일 오후 10시 두바이에서 열릴 16강전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상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A, B, F조 3위 중 한 팀과 만난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이날 승리로 벤투호는 자존심과 실리를 동시에 챙겼다. 중국 상대로 19승 13무 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특히 마르첼로 감독을 상대로 드디어 첫 승을 거뒀다. 리피 감독은 앞선 2차례 맞대결서 1승 1무로 한국에게 악몽을 안겨준 천적. 하지만 벤투호는 중요한 1위 결정전서 리피 감독에게 패배를 선사하며 짜릿한 복수에 성공했다.
이번 승리로 중국 축구는 다시 한 번 공한증(恐韓症)의 악몽에 시달리게 됐다. 특히 아시안컵에서는 더욱 한국을 상대로 약한 모습만 보이며 고민에 빠지게 됐다. 중국은 한국과 아시안컵 4차례에서 1무 3패에 그치게 됐다.매번 점수 차이는 크진 않았지만 한국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큰 영향을 끼칠만한 승리였다. 1, 2차전 부진을 떨쳐내고 특유의 지배하는 축구로 중국을 넉다운시켰다. 손흥민-이청용-황의조-황희찬 등 모든 공격진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더욱 자신있게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실리적인 부분에서도 여러 가지 소득을 거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 일정이다. 조 2위라면 20일에 16강전에 나서야 했지만, 조 1위를 확정지으며 22일에 16강전을 가지게 됐다. 지친 선수들에게 꿀맛같은 휴식으로 체력과 컨디션을 끌어올릴 황금 휴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거리도 편해졌다. 조 2위가 될 경우 16강은 알아인, 8강은 아부다비, 4강은 알아인, 결승은 아부다비를 오가며 많은 거리를 이동할 뻔 했다. 다행히도 1위를 확정하며 두바이에서 열리는 16강전을 제외하곤 8강-4강-결승 모두 아부다비에서 열리게 됐다. 이동거리를 최소화하며 체력적 문제에 대한 걱정도 덜게 됐다.
가장 기쁜 소식은 한국에 이어 강력한 라이벌 이란 역시 조 1위를 확정한 덕에 결승에서나 만나는 황금 대진이 완성됐다는 점이다. 우승을 위해서는 어차피 꺾어야 하는 이란이지만, 최대한 높은 곳에서 만나는 것이 좋다.
이처럼 벤투호는 중국전 승리를 통해 꿩도 먹고 동시에 알까지 먹는데 성공했다. 이제 59년 만의 우승을 향하는 꽃길이 열렸다. 이청용도 경기 후 인터뷰서 "우승 향할 적기가 찾아왔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벤투호가 우승을 향할 질주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사진]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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