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2' 불굴의 정현, 역전 드라마로 '호주오픈 신화' 재현 시작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01.15 14: 30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정현(25위, 한국체대)이 천당과 지옥을 오간 끝에 호주오픈 4강 신화 재현에 나섰다.
정현은 15일(한국시간) 오전 호주 멜버른 멜버른파크서 열린 2019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1회전서 세계랭킹 78위인 브래들리 클란(미국)와 풀세트 접전 끝에 3-2(6-7(5) 6-7(5) 6-3 6-2 6-4) 대역전승을 거뒀다. 정현은 2회전서 피에르위그 에르베르(55위, 프랑스)와 격돌한다.
3시간37분간의 혈투였다. 정현은 1~2세트 최고 시속 212km 서브를 장착한 클란에게 고전했다. 정현은 안정적인 스트로크와 코트 구석을 찌르는 다운 더 라인으로 타이브레이크 승부를 이어갔지만 결정적인 범실에 막혀 세트스코어 0-2로 끌려갔다.

정현의 뛰어난 기량 만큼 정신력 또한 월드 클래스였다. 흔들릴 법 했던 위기의 순간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정현은 3세트부터 클란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연이어 2세트를 따냈다. 그리고 마지막 5세트서 팽팽한 승부 끝에 1회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1세트부터 명승부였다. 타이브레이크 끝에 아쉽게 1세트를 내준 정현은 2세트도 타이브레이크 혈투를 벌였다. 그러나 결정적인 더블폴트로 세트를 내주며 무너졌다. 정신적으로 충분히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완벽하게 마인드를 컨트롤했다. 정현은 잇따라 3세트를 따내며 1회전을 자신의 경기로 만들었다.
정현은 1년 전 호주오픈서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당시 정현 신드롬을 일으키며 스타덤에 올랐다. 지난해 4월엔 세계랭킹 19위에 오르며 한국과 자신의 역대 최고 랭킹을 경신하기도 했다.
정현의 2018년엔 기쁜 순간만 있었던 건 아니다. 밤잠을 설치고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의 고통을 수반한 발바닥 물집으로 곤욕을 치렀다. 정현은 지난해 10월 시즌을 조기에 마감한 뒤 재활에 매진했을 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정현은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서 의미 있는 첫발을 떼며 부활을 예고했다. 1년 전 4강 신화를 썼던 무대였기에 자신감을 안고 신화 재현에 도전하고 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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