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1열' 변호인x재심, 송강호와 정우 그리고 정의로운 변호사 [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9.01.11 19: 42

'방구석1열'이 영화 '변호인'과 '재심'을 통해 정의를 이야기했다. 
11일 전파를 탄 JTBC ‘방구석1열’에서는 N차 관람이 아깝지 않은, 정의를 지키기 위해 불의에 맞선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 ‘변호인’과 ‘재심’이 그것. ‘변호인’을 연출한 양우석 감독과 극 중 송강호의 아내 역을 맡은 배우 이항나, ‘재심’의 실제 모델인 박준영 변호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양우석 감독은 데뷔작인 ‘변호인’으로 단박에 천만 감독이 됐다. 그는 “사실 한참 전에 기획했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 되고서 기획을 없앴다. 그런데 그 분이 돌아가시고 젊은이들이 풀죽어 있는 게 안타깝더라. 잘못된 건 바로잡아야 하는데 자책하는 분위기 때문에 건강하지 못한 사회가 되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누구의 이야기를 할까 하다가 가장 많은 오해를 받은 분이 노무현 대통령이라 돌아가시고 난 후 독립영화로 기획했다.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 때문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오기가 생겼다. 송강호 배우에게 시나리오가 넘어간 줄도 몰랐다. 제가 설득한 게 아니라 배우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2013년 박근혜 정권에서는 그와 송강호를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렸는데 송강호는 앞서 ‘뉴스룸’에 출연해 “제가 이 분의 삶을 자신있게 연기하고 많은 분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고 표현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열망들이 두려움을 극복했다. 물론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후에는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양우석 감독은 ‘변호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성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찰하는 자와 대립하는 자를 그리려고 했다. 송우석의 키워드는 성찰이다. 우연히 맞닥뜨린 부림 사건에 의심을 품고 사건을 돌아보다가 결국 자신의 인생까지 성찰하게 되는 인물”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송우석과 대립하는 차동영 캐릭터는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고나서 자신의 신념과 다르면 절대악으로 취급하는 괴물이 됐다. 그의 문제는 성찰하지 않는 것이다. 신념이 강하지 않은 사람은 혹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필요한 게 성찰이다. 세상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은 의심”이라고 강조했다. 
송우석 캐릭터는 고 노무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다. 양우석 감독은 “노무현 대통령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시기는 갈라파고스 시기라고 부르는데 바로 부림 사건이었다”고 회상했다. 변영주 감독은 “찰나의 순간, 고 노무현 대통령은 가장 인간적인 결정을 내린 거다. 피해자에게 측은지심을 느끼고 정의를 지키려는”이라고 덧붙였다. 
박준영 변호사는 “‘억울한 사건을 변호하면 시민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는데 동료 변호인의 응원을 받을 수 있나 의문이 든다. 그런데 ‘변호인’ 엔딩에선 부산 지역 변호사 90명이 변론을 맡지 않나. 감동이었다. 법정 안에 판사, 검사들 있고 법정 밖에서 언론 쏟아지는 가운데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의뢰인에만 집중한 것. 법조인뜰이 배워야 할 자세”라고 밝혔다. 
이어 ‘재심’에 대한 이야기가 풀어졌다. 극 중 이준영 변호사의 실제 모델인 박준영 변호사는 “2000년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15살 소년이 목격자에서 살인범이 됐다. 2010년 만기 복역했다. 국선 변호사가 자백을 권유하지 않았다면 달라졌을 거다. 재판부는 의심을 갖고 있었는데 자백을 하는 바람에 10년형을 받았다. 자백을 회유하고 종용한 국선 변호사였다. 자백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이었다고 최 모군이 얘기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리고는 “관심 갖던 기자가 제 기사를 보고 연락 왔다. 재심 소송을 무조건 오케이 했다. 파고 들어간 것도 얼마 없었다. 2003년 진범이 따로 있다는 제보를 받고 사비로 수사하던 형사가 있었다. 구상금 소송은 지는 걸 알겠지만 재심하려고 하니까 수사기록만 열람하게 해 달라 법원에 얘기했다. 그게 이 사건의 전환점이다. 이후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재조명하며 사건이 급변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변영주 감독은 “피해자는 보상도 어느 정도 받고 무죄를 받기도 했지만 이 분을 유죄로 만든 사람들, 실제 진범이 잡혔는데도 유야무야로 만든 이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의미있는 선례를 만들기 위해서 국가를 상대로 6억 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알렸다. 
그는 "최 군이 이 영화를 봤다더라. 가족들도 같이 보고 많이 울었다고 했다. 당시 진범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던 검사도 이 영화를 봤다더라. 최 군이 억울하게 됐는데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윤종신은 "청춘을 빼앗긴 최 군에게 어떠한 보상도 위로가 안 되겠지만 이 영화로 조금이나마 위로 받길 바란다"고 박수를 보냈다.  
‘재심’ 이 외에 ’이태원 살인사건’과 ‘도가니’처럼 실제 사건을 영화화 한 후 재수사가 이뤄진 경우가 있었다. 양우석 감독은 “영화가 또 다른 의미의 언론이 됐다”고 평했고 박준영 변호사 역시 “우리 사건도 ‘이태원 살인사건’ 영화 개봉 이후 진범이 잡힌 선례에 영향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재심’의 김태윤 감독은 박준영 변호사를 보고서 정우를 단박에 떠올렸다고. 정우의 대표작인 ‘바람’이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실제 박준영 변호사의 학창시절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정우와 닮은 부분이 더 있다던데”라는 질문에 “얼굴이 닮지 않았냐"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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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구석1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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