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연속극 NO"..'용왕님 보우하사' 이소연x재희, 로코같은 현대판 심청이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1.10 14: 54

로코와 시트콤의 매력을 예고한 이소연, 재희 주연의 일일드라마 '용왕님 보우하사'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까. 
10일 오후 서울 MBC 상암 신사옥 1층 골든마우스홀에서는 새 일일드라마 '용왕님 보우하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최은경 PD를 비롯해 주연 이소연, 재희, 조안, 김형민 등이 참석했다.
'용왕님 보우하사'는 세상 만물의 수천 가지 색을 읽어내는 '절대 시각'을 가진 여자 심청이(이소연 분)가 세상을 흑백으로만 보는 피아니스트 마풍도(재희 분)를 만나 사랑과 인생의 아름다움을 나누고, 잃어버린 아버지의 비밀을 찾아내는 현대판 심청이 이야기다. '금 나와라 뚝딱', '내 손을 잡아'를 연출한 최은경 PD와 '좋은 사람'을 공동 집필한 최연걸 작가가 '훈장 오순남'에 이어 함께 선보이는 드라마다. 

최은경 PD는 "우리 드라마는 짧게 말하면 현대판 심청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전의 소설 심청전을 보면 아버지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한 효녀 심청과 그런 심청이가 사랑을 찾게 되는 게 두 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야기에 모티브를 얻어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독특한 제목에 대해 최은경 PD는 "다른 종교를 생각해서 그렇게 지은 게 아니라, 난 참고로 성당을 다닌다.(웃음) 이번 드라마 제목은, 드라마의 배경이 심청이에 대한 이야기다. 용왕님의 도움을 받아서 죽지 않고 살아남은 아이라서, 그런 의미로 그렇게 했다. 우리가 살다보면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고, 응원을 받고 싶다. 빡빡하게 사는 현실에서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고, 우리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서 응원을 해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이 제목을 짓게 됐다"고 말했다.
이소연은 극 중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응원이 되는 햇살 같은 여자 심청이를 맡았다. 세상의 색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초능력 아닌 초능력을 지녔으며, 양부모 밑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24시간 돈 되는 건 뭐든 다 하는 인물이다. 어릴 적 헤어져 기억 속에만 남은 부모님의 자취를 찾아가는 중요한 순간에 사사건건 앞길을 막는 남자가 나타나고, 큰 실수를 저지르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여 버린다. 
이소연은 "사실 초반에 촬영하면서 이렇게까지 촌스러워도 되나 싶었다. 억척스럽게 돈을 벌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살아가는 캐릭터다. 굉장히 밝은 에너지를 가진 씩씩한 아이다. 이번 캐릭터를 맡으면서 재밌게 촬영하고 있다"고 했다.
드라마 초반 고등학생 교복을 입은 이소연은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쑥스럽고 창피했다. 초반 잠깐도 아니고 5회 분량 정도 교복을 입는다. 맡은 역할이니까 내 안의 최대한 순수함을 끌어내서 고등학생 역할을 해보려고 했다. 열심히 했으니까 시청자들이 잘 봐주시면 좋겠다. 주변 사람들은 교복을 입은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더라. 오윤아, 배수빈 씨가 날 못 알아봤다. 갑자기 '너 왜 이렇게 됐어?' 그러더라. 굉장히 창피하고 쑥스러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재희는 부유한 배경에 비극적인 성장 스토리를 가진 피아니스트 마풍도를 맡았다. '건반 위의 돌부처'라는 별명답게 단 한 번의 미스 터치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이지만, 실상은 더벅머리에 덥수룩한 수염, 두꺼운 뿔테 안경 차림의 반전남이다. 여기에 괴상망측한 여자를 최악의 타이밍에 만나면서 망쳐버린다.
재희는 "우리가 찍고 있지만 정말 드라마가 기대되고 있다. 팔이 너무 안으로 굽는 것 같다"며 "다른 사람에게 이 작품을 뺏기기 싫어서 출연했다"며 웃었다.
김형민과의 호흡에 대해 재희는 "상당히 좋다. PD님이 배우들 을캐스팅할 때 성격을 염두에 뒀다고 하시더라. 드라마에 나온 배우들은 성격이 좋은 거라고 보시면 된다.(웃음) 좋은 성격에 맞게 서로 이해도 많이 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이해가 막무가내 자기를 잘 보이기 위한 게 아니라, 상대방을 존중하는 이해다. 현장에서 잘 굴러가고 있다"며 호흡을 자랑했다.
조안은 신에게 끝없이 반항하고 도전하는 애잔한 욕망의 화신 여지나를 맡았다. 방덕희의 딸로 심청이와는 자매 관계이지만 피는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성공하기 위해 상경하지만 현실은 옥탑방 신세. 한결같이 지지해주는 시준이 고맙지만 성에는 차지 않는다. 우연한 사고로 시준은 감방에 가고, 심청이의 대학 등록금을 훔쳐 외국으로 떠난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다시 한번 심청이의 것을 훔치려고 한다. 
조안은 "재밌는 드라마에서 고난과 역경과 이 드라마의 염증을 맡았다. 이상은 굉장히 높은데, 이상과 현실과의 간극 속에서 괴로워하는 캐릭터다. 악역이지만 불쌍한 아이다. 열심히 연기하겠다"며 캐릭터를 소개했다.
조안은 배우들과 호흡에 대해 "소연이는 성격이 좋은 친구고, 겉모습은 도회적으로 보이지만 심청이와 소연이가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성격이 억척스러운 건 아니지만, 순수하고 정말 심청이 캐릭터가 존재만으로 남에게 힘을 주는 캐릭터인데 소연이가 그렇다"며 칭찬했다.
악역을 맡은 조안은 "최근 이소연과 술을 한 잔 했는데, 드라마를 정말 열심히 할 거라고 하더라. 나도 이번 작품에서 죽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 캐릭터는 다른 악역에 비해서 불쌍한 아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악역들은 환경적인 면에서 상대방에게 고난을 줄 때 파워로 누르는데, 난 아무것도 없는 가난한 인물이다. 좀 더 처절하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벌써부터 뺨 때리는 장면이 나올까봐 미리 연습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덜 아프게, 강하게 보일 수 있을까 연습하고 있다. 열심히 해서 그 전과 다른 악역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 악역을 했다가 백화점에서 잡혀서 등짝을 맞은 적이 있었다. 악역을 하면서 욕을 많이 먹는 건 좋은 것 같다. 드라마를 재밌게 봐주신다는 의미다. 내 키릭터가 나쁜 짓을 많이 할텐데, 때리지만 않으셨으면 좋겠다. 갑자기 잡혀서 맞으면 놀란다. 혹시나 때려도 머리는 피해주시면 좋겠다"며 웃었다.
김형민은 심청이의 첫사랑이자 여지나의 남자 백시준을 맡았다. 정의롭고 선한 심성의 소유자로 아버지 없이 자랐지만 어머니의 희생 덕에 삐뚤어지거나 엇나가지 않고 자랐다. 그 누구보다 여지나를 사랑하지만, 지나의 배신으로 감옥에 가고, 전과자가 되면서 지나를 파괴하는 것만이 삶의 목표가 된다.  
재희와의 호흡에 대해 김형민은 "사전 미팅까지 4달 정도 봤는데,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친해졌다. 술도 많이 마셨다. 남자 배우가 2명이라서 대립 구도가 있는데, 그게 방해될 정도로 친해졌다. 싸우는 신도 있는데 재희 형이 너무 재밌어서 최대한 날을 세워서 연기하려고 노력 중이다"며 만족했다.
이번 드라마의 목표에 대해 김형민은 "시청자들이 많이 알아봐주시면 좋겠다. 내 연기를 보고 '내공을 쌓아왔구나. 괜찮다' 해주시길 원한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이번 작품이 잘 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예고편 속 자극적인 설정에 대해 PD는 "이야기의 극 적인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개연성이라고 본다. 극적인 사건이 펼쳐지지만, 이 드라마는 그 동안 봐왔던 연속극과 다르게 전형적인 사건으로 이어진 드라마가 아니다. 이 드라마를 색깔로 따지면 로코나 시트콤적인 작품이다. 직접 드라마를 보면 우려가 사라질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새 일일드라마 '용왕님 보우하사'는 ‘비밀과 거짓말’ 후속작으로 오는 14일 오후 7시 15분 첫 방송된다./hsjssu@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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