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힐링"..'증인' 정우성X김향기, 변신이 돋보인 연기 케미(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1.10 11: 57

 배우 정우성(46)과 김향기(20)가 만났다. 두 사람이 17년 전인 2002년 겨울, 한 광고촬영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영화를 통해 연기호흡을 맞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일 오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증인’(감독 이한,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주)무비락・도서관옆스튜디오)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변호사를 연기한 정우성, 자폐아 고등학생 소녀를 연기한 김향기, 영화의 연출을 맡은 이한 감독이 참석했다.
‘증인’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정우성 분)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지난해 7월 7일 촬영을 시작해 같은 해 10월 10일 크랭크업 했다. 

이한 감독은 1996년 영화 ‘러브 스토리’의 조감독으로 시작해 영화 ‘오빠생각’(2015), ’우아한 거짓말’(2013), ’완득이’(2011), ‘내 사랑’(2007), ‘청춘만화’(2006), ‘연애소설’(2002) 등을 연출했다. ‘증인’은 ‘오빠생각’ 이후 4년 만의 신작이다.
이날 이 감독은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 제 감정이 움직이는 걸 느꼈다. 시나리오를 읽기 전후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며 “감독은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읽자마자 내가 연출을 맡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연출을 한 이유를 밝혔다.
‘증인’은 제5회 롯데 시나리오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시나리오이다. 이한 감독이 여러 작품을 통해 보여준 탄탄한 연출력을 바탕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이어 이 감독은 “‘증인’은 관객마다 다르게 느끼실 거 같다. 무엇보다 일단 재미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며 “2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지루함 없이 감정 이입을 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변호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 역은 정우성이 맡았다. 그간의 남성적이고 강인한 이미지보다 인간적이고 부드러운 면모가 돋보인다. 
정우성은 “‘증인’이라는 영화를 통해 새해를 따뜻하게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제가 지난 몇 년 동안 센 영화들에, 센 캐릭터들을 하다 보니 ‘증인’을 통해 치유 받는 느낌이 들었다. 이 따뜻한 느낌이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느낌이 아닐까 싶다"며 “개인적으로도 치유받는 시간이었고 관객 여러분들도 따뜻한 마음과 힐링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순호 캐릭터와 지우 캐릭터를 통해 치유 받았다고. “일상적인 설정의 캐릭터다보니 연기하면서 편안함을 느꼈다”라며 “순호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는 파이터로 이름 날린 사람이지만, 개인의 나은 삶을 위해 타협을 하는 시점이 있다. 그 시점에 자폐아 지우를 만나면서 다시 한 번 삶의 가치, 본질을 찾고 성장하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단순히 순호를 통해 치유를 받았다기보다 지우를 만난 순호, 아버지를 대하는 순호를 통해 힐링을 느꼈다”며 “그 전에 캐릭터들은 살아남기 위해 애썼는데 이번에는 지우라는 인물이 순호에게 주는 감정의 파장을 느끼며 따라가면 됐기 때문에, 물론 그 감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편안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과거 김향기와 광고촬영을 했던 것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제가 29개월된 아이 김향기를 기억하기 보다 그간의 작품들 속 향기를 떠올렸다. 이번에 향기의 연기를 보면서 ‘김향기 배우’의 순수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며 “덕분에 제가 변호사 순호를 연기하는 데 큰 영감을 받았다. 굉장히 좋은 동료배우였다”고 칭찬했다.
자폐 소녀 지우 역의 김향기도 정우성과의 광고 촬영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 29개월된 세 살 난 어린 아기였기 때문. “기억이 나진 않지만 엄마의 말에 따르면 제가 그 전까지는 울면서 안하겠다고 하다가 정우성 삼촌을 보고 웃으면서 손을 잡고 따라갔다고 하더라”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김향기는 “주지훈 차태현 하정우 등 삼촌들과 연기했는데 정우성은 어떤 장점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정우성 삼촌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다. 여러 종류의 카리스마가 있지 않나. 연기할 때 눈빛, 카리스마가 있는데 정우성 삼촌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고 계신 것 같다“고 화답했다. 한국형 판타지 영화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 시리즈로 쌍천만 관객을 모은 김향기의 변신이 기대된다. 배우들의 꿈이자, 도전이기도 한 자폐아 연기를 어떻게 소화했을지 주목해볼 만하다.
김향기는 “저는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누면서 지우를 만들어나갔다”고 설명하며 “정우성 삼촌은, 굳이 순호의 장면이 아니라도, 현장에서 함께 대화를 나누며 감정 연기를 해주셨다. 촬영 이외에도 주변 사람들의 식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모습을 보며 배려의 아이콘임을 느꼈다”고 정우성의 미담을 전했다.
김향기는 ‘신과 함께’ 시리즈로 2천 600백 만 관객을 동원한 데 이어 청룡영화상을 통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저는 기분이 좋다. 너무 감사드린다. 더 이상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는데 너무 감사하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정우성은 “단지 양순호가 치유를 준 게 아니라, 양순호가 만난 지우, 순호의 아버지와의 관계를 통해 치유 받은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개봉은 오는 2월. /purplish@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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