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의 안타까운 스포츠계 미투', "이번에 해결 안되면 더이상 해결 불가능"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9.01.10 11: 16

"이번에 해결이 없다면 더이상 해결은 불가능하다".
심석희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은 8일 "심석희가 조재범 코치에게 상습적 폭행과 상해 뿐 아니라 성폭행을 당했던 사실을 털어놓았다"면서 "고심 끝에 조재범 코치를 추가 고소했다"고 밝혔다.
심석희는 지난달 1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조재범을 '아동·청소년의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심석희의 진술에 따르면 심석희는 만 17세인 2014년 고 2 때부터 조 전 코치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

심석희는 초등학교 재학시절 조 코치에게 발탁됐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조 전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진천선수촌을 이탈, 조 전 코치로부터 받아왔던 폭행 사실을 털어놓았다.
결국 조 전 코치는 상습 상해 등 혐의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심석희는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피해사실을 진술하며 눈물로 엄벌을 요청한 바 있다. 
설상가상 심석희는 단순히 경기력 향상을 위한 폭행을 당한 것 뿐만 아니라 성폭행까지 당했다. 심석희 측은 "지도자가 상하관계에 따른 위력을 이용해 폭향과 협박을 가하면서 4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며 "한국체대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선수촌 빙상장 라커룸 등에서 폭행이 일어났다"고 구체적인 장소와 정황까지 공개했다.
중학생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내며 전이경, 진선유의 뒤를 잇는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대들보로 일찌감치 자리매김했고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 이어 안방에서 열린 평창까지 2대회 연속 국가대표로 참가했다. 
'효자종목'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내며 묵묵히 빙판 위 레이싱에 열중하던 심석희는 신체적-정신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젊은빙상인연대와 문화연대, 스포츠문화연구소, 100인의여성체육인,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8개 단체들은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재범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성폭력 방조하는 체육계 침묵의 카르텔을 넘어서자’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현장에서 그동안 겉으로 드러내지 못했던 어려움을 직접 목소리로 높였다. 행사 참가자들은 “성폭력 문제 방관한 대한체육회가 책임져라!”,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재발방지를 촉구한다!”라고 외쳤다.  
이들 단체는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코치와 감독, 외부 시선에서 차단된 폐쇄적인 합숙소와 훈련장, 사고 났을 때 묵인·방조 심지어 공조하는 침묵의 카르텔까지 이런 사건에 최적화한 체육계 관행과 성문화기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심석희의 용기 있는 고발이 스포츠계 미투로 들불처럼 번져 체육계 성폭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 및 독립·외부기관이 주도하고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스포츠계 성폭력 문제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를 요구했다.
또한 방상연맹, 대한체육회 등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성폭력 문제를 방관, 방조해 온 기관 책임자 사퇴와 스포츠윤리센터 설립 등의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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