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호정 "아이들에게 '사랑한다'는 말 하루 10번씩 해준다"[Oh!커피 한 잔②]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1.09 17: 41

 (인터뷰①에 이어) “사랑해.”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배우 유호정(51)은 스크린 속, 무대 위 화려하게 꾸며진 모습이 아닌 사랑 표현을 잘하는 엄마였다. 이제는 중고등학생이 된 딸과 아들에게도 매일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고 있다고.
유호정은 9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 앞서 쉬는 시간을 이용해 아이들과 통화를 나눴다.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감독 조석현, 제공 미시간벤처캐피탈, 배급 리틀빅픽처스, 제작 엠씨엠씨) 속 홍장미가 딸 현아를 아끼는 모습 그대로였다.

유호정은 “예전에는 아이들에게 하루에 100번씩 사랑한다고 말해줬었다. 마치 한이 맺힌 것처럼 말해주고 싶었다(웃음). 표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껴서 표현을 자주 하게 됐다. 제 아이들이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라서 그 사랑을 남에게 베풀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며 “요즘에는 100번까지는 아니고 아이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루에 10번씩 정도 해주고 있다(웃음). 제가 ‘사랑해’라고 말하는데 ‘왜 이래?’라고 답하지 않는 게 감사하다. 그래도 ‘나도 사랑해’라고 억지로라도 대답해준다”고 전했다. 
‘그대 이름은 장미’는 지금은 평범한 엄마 홍장미(유호정 분) 앞에 첫사랑 유명환(박성웅 분)이 나타나고 그녀의 감추고 싶은 과거가 강제 소환 당하며 펼쳐지는 과거 추적코미디를 표방한다. 유호정이 연기한 홍장미는 1970년대 후반 최순철(오정세 분)과 함께 한창 잘 나가는 가수가 될 뻔한 재능 많은 숙녀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를 겪는다.
유호정이 딸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두려울 것 없이 희생하는 우리네 엄마로 탈바꿈했다. 화려한 현재를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자식을 향한 깊은 사랑과 모성애를 발휘한 것이다. 슬하에 1남 1녀를 키우고 있는 유호정의 모습과도 겹쳐지는 부분이다.
장미를 연기한 유호정은 9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장미를 연기하면서 너무 행복했다. 제가 생각한 장미의 결말은 현아와 행복하게 살았을 거 같다. 유명환은 단지 첫사랑이기 때문에 20년 만에 다시 만났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을 거 같다”고 예상했다.
유호정은 장미의 선택에 대해 “자신의 꿈, 엄마로서의 삶 중 어떤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우선순위를 두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다른 선택을 할 거 같다. 아이를 선택한다고 해서 바보 같은 일도 아니다. 그때를 생각해 본다면 장미가 선택해야할 우선순위가 분명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호정은 “일을 포기한 게 아니라 장미는 아이를 선택한 거다. 저는 꿈을 포기한 게 아쉬운 게 아니라 아이를 결정했기 때문에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엄마로서의 행복은 꿈을 이뤘을 때 느낀 성취감보다 어떻게 보면 크다”는 생각을 전했다. 
모성애에 대해 그는 “막상 아이를 낳고 키워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감정이다. 누가 가르쳐주고 알려준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감정은 아니다. 아이를 키워보니 그동안 내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나라도 ‘내 꿈이 더 소중해’라고 쉽게 결정할 수 있었을까 싶다. 내 입장이라면 장미처럼 쉽게 결정할 순 없었을 거 같고 힘든 결정이었을 거다”라고 장미를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홍장미라는 여자를 중심으로 1978년부터 1997년까지 20여년 간의 세월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장미는 물론 명환과 순철 등 각각의 캐릭터들이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과 특징을 담았기에 단순히 홍장미라는 인물의 삶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후반부는 화려하고 치열한 20~30대를 보내고 난 후 엄마가 된 장미의 현재를 그린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 들기도 하지만 영화는 시간순으로 흘러간다. 하나뿐인 딸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장미와 친구 같은 딸 홍현아(채수빈 분), 이 모녀와 얽힌 명환과 순철의 인연이 가슴을 울린다. 장미와 현아 모녀를 통해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자식을 위해 희생하지만 엄마에게도 꿈과 사랑이 있었음을 전달한다. 
영화 초반에는 1970년대 후반 꿈 많은 홍장미(하연수 분)의 20대 시절을 보여준다. 힘든 시절을 보내고있지만 가수가 되겠다는 목표와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 그런 그녀의 꿈에 동반자가 돼준 소울메이트 최순철(최우식 분), 엄격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사랑을 키워가는 첫사랑 유명환(이원근 분)까지 이들의 삼각관계가 초반 풋풋한 재미를 챙겼다.
유호정은 “제가 영화를 찍으면서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부분은 없었다. 저는 연기톤을 이렇게 저렇게 여러 가지로 해보면서 다양하게 접근했다. 어떤 날은 너무 과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 감독님이 적적한 컷을 택한 거 같다. 제가 생각했던 거 보다 좋아서 뿌듯하다”는 소감을 전했다.(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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