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키즈' 오정세 "감독 캐스팅 용기 대단해, 박수쳐주고 싶다"(종합)[Oh!커피 한 잔]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12.13 18: 24

 배우 오정세(42)가 또 한 번 큰 웃음과 감동을 안겨줄 준비를 마쳤다. 이번에는 전쟁 중에 아내와 헤어져 오랜 시간 동안 애타게 찾아 헤매는 ‘사랑꾼’ 남편 역할이다. 사랑하는 여자 하나만 바라보는 그의 깊고 짙은 순정과 코미디 장르에 능한 코믹 연기를 모두 맛볼 수 있어 흐뭇하다.
지난 2001년 영화 ‘수취인불명’으로 데뷔한 그는 드라마 스릴러 액션 코믹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 및 드라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올해까지 출연한 작품수만 해도 드라마와 영화를 합쳐 모두 87편. 자신만의 인물 해석력과 연기력으로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배역을 넘나들며, 맡은 캐릭터로서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영화 ‘부당거래’에서 김기자, ‘쩨쩨한 로맨스’에서 친구의 창작의 비밀을 캐내는 만화가, 그리고 ‘퀵’에서 퀵서비스 메신저, ‘타짜-신의 손’에서 대길을 배신한 손실장 등으로 출연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발산했다. 코믹 장르 ‘남자사용설명서’는 비록 흥행하지 못했지만 자신만의 특장점을 최대치로 살려 일반 관객들도 단숨에 열혈팬으로 만들어버렸다. 

오정세는 13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실 제가 시나리오, 연출, 출연진 등 모든 것을 만족하는 시나리오는 몇 년에 한 번 만날 수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보통 시나리오와 제가 맡을 캐릭터를 본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다 싶으면 역할까지 보는데, 시나리오가 정확히 감은 안 와도 제게 주어질 캐릭터가 마음에 들면 하게 되는 거 같다. 제가 그 캐릭터를 맡아서 작품 전체에 조화를 이루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라고 작품을 결정하는 기준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영화 ‘스윙키즈’는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모두 마음에 든 영화다. 둘 다 너무 좋았다”며 “강형철 감독님이 츤데레 스타일이다. 제게 ‘강병삼 역할을 한 번 해보는 게 어떠냐? 큰 역할은 아닌데 혹시 관심이 있으면 같이 작품을 하자’고 시나리오를 툭 건넸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와 과정을 전했다. 두 사람은 ‘타짜2-신의 손’(2014)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바.
오정세는 탭댄스 실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지만, 인물의 서사를 완성하기 위해 다큐멘터리적으로 접근해 해석했다고 했다.
오정세는 “(기술 시사와 언론 시사회를 통해 2번 봤는데)너무 재미있고 따뜻해서 영화를 통해 보는 내내 신났다"며 “마지막에 가서는 뭔가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은 벙찐 느낌이 들었다. 보면서 너무 좋았다"라고 자신의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이달 19일 개봉하는 댄스 영화 ‘스윙키즈’(감독 강형철, 제공배급 NEW, 제작 안나푸르나필름)는 1950년대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국적과 신분, 이념을 뛰어넘고 춤에 대한 애정 하나로 뭉친 스윙키즈 댄스단의 가슴 뛰는 무대를 담는다. 오정세는 전쟁터에서 아내를 잃고 혼자 생계를 꾸려 나가다가 스윙키즈에 합류한 강병삼 역을 맡았다.
병삼을 연기한 오정세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땐 ‘교도소에 탭댄스단?’이라는 게 너무 영화적인 설정이 아닐까 싶었는데 제 선입견이었다”며 “원작 뮤지컬이 사진 한 장으로 출발하지 않았나. 어떤 기록이 영화를 만나서 현실, 다큐멘터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에는 전쟁에 대한 무서운 느낌도 들었다. 전쟁과 춤 등 안 어울리는 소재들이 조화롭게 잘 이뤄진 느낌이다”라고 영화의 만듦새에 대해 칭찬했다. 
한국전쟁이라는 가슴 아픈 역사가 탭댄스라는 소재와 만나 예상치 못했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한국전쟁 당시 수용소에서 복면을 쓴 채 춤을 추고 있는 포로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뮤지컬 ‘로기수’(2016)를 모티프로 삼아 강형철 감독이 새롭게 각본을 썼다.
거제도 포로수용소 안에 생긴 탭댄스단 스윙키즈라는 소재를 풀어낸 강형철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은 세대와 성별을 관통하는 공감과 재미가 있다. 이념을 넘고 자유와 꿈을 추구한 젊은이들이 진정한 승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념 대립, 이데올로기, 전쟁으로 인한 상처, 여성 및 인종차별 등 모든 장애물을 춤을 통해 극복하고 하나가 되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엑소 출신 연기자 도경수가 북한군 포로 로기수 역을, 배우 박혜수가 남측 통역단 양판래 역을 맡아 오정세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오정세는 캐스팅에 대해 “강형철 감독님의 캐스팅 용기가 대단하다. 저로선 박수를 쳐주고 싶다”라며 “아까 얘기한대로 150억원 가량이 들어간 대작에 도경수가 주연배우로 가기엔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불안할 수 있다”며 “도경수에 박혜수, 그리고 주조연들을 봤을 때 오정세라는 배우, 신인 김민호, 그리고 탭댄서 자레드 그라임스(잭슨 역)라는 캐스팅은 용감하지 않으면, 믿음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캐스팅이다”라고 강형철 감독의 믿음과 용기를 칭찬했다. 
영화에서 남한, 북한, 미국, 중국 등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인물들의 첫 만남부터 완벽한 무대를 꾸미는 모습은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때론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오직 춤에 대한 열정 하나로 발을 맞춰가는 그들의 성장기가 드라마틱한 전개로 극적인 재미를 안긴다.
오정세는 “결말이 마음에 들어서 좋았다. (중간에)질질 끄는 것 없이 마지막에 가서 딱 명확하게 끝나서 좋았다”며 “사람들이 이념으로 대립하면 이렇게 된다는 결말을 보여준 거 같다”고 완성도에 대한 만족도를 드러냈다./ purplish@osen.co.kr
[사진] 프레인 PT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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