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롯데의 ‘양의지 온도차’, 결말 궁금한 2019시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2.12 06: 06

프리에이전트(FA) 시장 최대어였던 양의지는 결국 NC가 품었다. 양의지를 향한 NC의 구애는 뜨거웠다. 그러나 양의지에 관심을 보일 법 했던 낙동강 전선의 맞은편에 있던 롯데는 양의지에게 미온적이었다. 정 반대의 결정을 내린 낙동강 전선의 두 팀에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NC는 지난 11일, FA 최대어였던 양의지와 4년 총액 12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FA 총액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초대형 계약이다. 이로써 NC는 약점으로 지적됐던 포수 포지션과 공격력 문제를 단숨에 해결하면서 신분이 꼴찌에서 대권 후보로 격상했다.
최대어 양의지에 대한 관심은 뜨거울 것으로 보였다. 일단 원 소속 구단인 두산이 과거와 달리 좀 더 공격적인 베팅으로 양의지를 붙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양의지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롯데가 양의지에게 시선을 크게 두지 않았다. 대신 NC가 실탄을 장전하고 매섭게 달려들었다. 결국 양의지 쟁탈전은 두산과 NC의 2파전으로 전개됐고, 좀 더 뜨거웠고 절실했던 NC가 양의지를 품을 수 있었다.

이 대목에서 양의지를 바라본 지역 라이벌 NC와 롯데의 온도차가 여실히 드러났다. 두 팀은 올해 주전 포수의 공백(NC-김태군, 롯데-강민호)을 절감하면서 성적이 곤두박질 쳤다. 부진했던 성적의 절대적인 이유가 될 수는 없었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문제점이었다.
이동욱 감독을 선임한 뒤 빠르게 전력을 분석한 NC는 포수 포지션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본사에 보고했고, NC소프트 본사는 이에 화답했다. 125억 원이라는 화끈한 투자는 구단주의 결단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 본사의 지원을 등에 업은 구단은 양의지의 협상 상황을 지켜보고 약 일주일만에 대형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꼴찌의 수모를 당한 선수단 전력을 대폭 보강했고, 내년부터 사용할 새구장에서 재도약을 하겠다는 의지가 투영됐다. 양의지와 계약 직후 NC 김종문 단장은 “내년 반등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전력 강화에 대해 고민했고, 팬들의 사랑을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또 창원에 새 야구장이 들어서기에 모멘텀도 필요했다. 그런 부분에서 많은 분들의 지혜와 생각을 모았다”고 전했다. 투수들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고 기존 주전 포수였던 김태군을 백업으로 활용해 포수진 뎁스를 대폭 강화했다. 여기에 나성범, 박민우, 노진혁 등 좌타 중심의 타선에 확실한 한 방을 갖춘 우타자를 보강해 타선 강화라는 효과까지 얻었다.
반면, 롯데는 NC와 정 반대의 길을 걸었다. 사실 당장의 포수 문제는 롯데가 더 급했다. NC는 일단 김태군의 군 입대 공백을 6개월 정도만 버티면 됐다. 주전 포수를 기다리는 입장이었다. 반면, 롯데는 강민호 이탈 이후 한 시즌 동안 주전 포수를 찾는데 시간을 허송세월 보냈고, 기존 포수들이 성장하기를 바라봐야 했다. 다만, 양의지를 영입한다면, 젊은 포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으면서, 투수들의 성장, 그리고 촘촘한 타선의 짜임새 등의 효과를 노려볼 수 있었다. 롯데가 양의지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추측할 수 있었다. 이미 앞선 3년의 오프시즌 동안 약 500억원 돈을 쏟아 부는 등 의욕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예상과 다르게 양의지 영입전에서 일찌감치 철수했다. 올해의 선택은 투자가 아닌 육성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양의지가 갖고 있는 파급력은 인정했지만, 기존의 젊은 포수들에게 더 힘을 실었다. 양 감독은 취임식 당시 “좋은 투수들이 좋은 포수를 만들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양 감독의 생각이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투자의 결실을 보상받으려는 NC, 육성을 통해 전력 균형을 맞추려는 롯데의 상반된 행보. 결말은 열려있다. 과연 2019시즌의 끝에 두 팀은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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