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총액 214억, 수수료 10억' FA 시장 지배, 한국판 보라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2.12 06: 03

올 겨울 FA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에이전트의 공식 활동이다. 지난해까지 음성적으로 암암리에 에이전트가 계약을 진행했지만 올해부터 에이전트 제도를 시행하며 정식 협상 대리인으로 인정하고 있다. 에이전트들의 움직임도 어느 때보다 활발해졌다. 계약 수수료만 최대 10억 원 이상 챙길 ‘슈퍼 에이전트’도 등장했다. 
FA 최대어 포수 양의지(31)는 11일 NC와 4년 총액 125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역대 KBO리그 두 번째 고액 계약을 맺으며 FA 초대박을 쳤다. 양의지는 FA 자격을 얻은 후 줄곧 “에이전트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고 거듭 말했다. 양의지의 에이전시는 지난 2015년 김현수의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도우며 업계 실력자로 떠오른 이예랑 대표가 맡고 있는 리코스포츠. 올 겨울 KBO리그 FA 시장을 지배하는 '한국판 스캇 보라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양의지에 앞서 지난 6일에는 또 다른 FA 포수 이재원(31)이 원소속팀 SK와 4년 총액 69억 원에 계약했다. 옵션이 하나도 없는 보장 금액 69억 원으로 예상보다 높은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재원의 에이전트 역시 이예랑 대표다. 이재원이 기대이상 계약을 따내며 같은 포지션인 양의지의 가격도 크게 뛰었다. 

올 겨울 FA 1호 계약이었던 내야수 모창민(33)도 이예랑 대표의 리코스포츠 소속이다. 지난달 28일 원소속팀 NC와 3년 최대 20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NC가 1군 데뷔한 2013년부터 함께한 멤버로 기여도와 성실함을 인정받았지만, 객관적 성적에 비해 좋은 계약을 따냈다는 평이다. 
현재까지 4명의 FA 선수가 계약했는데 최정(SK)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이 리코스포츠 소속이다. 양의지, 이재원, 모창민의 계약 총액은 214억 원에 달한다. KBO 에이전트의 수수료 상한선은 5%로 제한돼 있다. 이를 기준으로 양의지는 6억 2500만 원, 이재원은 3억 4500만 원, 모창민은 1억 원의 계약 수수료가 발생한다. 
즉, 리코스포츠는 3명의 FA 계약 선수를 성사시킴으로써 최대 10억 7000만 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게 됐다. 대부분 에이전트 수수료가 계약 규모의 3% 정도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 실제로는 이 정도 수익은 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3% 기준으로 해도 총액 214억 원의 계약 수수료는 6억 4200만 원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리코스포츠 소속 FA 선수로는 투수 노경은이 남아있다. 올 겨울 수입이 더 늘어날 수 있다. 게다가 내년 시즌 후 FA 최대어로 주목받는 안치홍(KIA)도 리코스포츠 에이전시다. 지난 겨울 4년 총액 115억 원에 계약한 김현수(LG)를 시작으로 매년 FA 시장마다 대형 계약을 이끌어낼 분위기다.
이외에도 리코스포츠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타자 박병호(넥센)를 비롯해 서건창, 한현희(이상 넥센), 박건우, 허경민(이상 두산), 심창민(삼성), 이재학(NC) 등 시장 가치가 높은 젊은 선수들을 여럿 거느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처럼 FA 시장을 계속 주도할 전망이다. /waw@osen.co.kr
[사진] 양의지-이재원-모창민(위), 이예랑 대표-이재원-손차훈 SK 단장(아래) /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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