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한 최주환, “내년에는 수비수로 골든글러브 도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2.12 10: 01

2018년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 수상자는 이대호(롯데)였다. 하지만 최주환(30·두산)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았다. 시상식 전에는 최주환이 수상을 떠나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실제 최주환의 타격 성적이 좋았기에 가능한 분석이었다. 최주환은 올해 138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26홈런, 10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79라는 빼어난 성적을 냈다. 173개의 안타를 쳤고, 잠실구장에서 26홈런을 기록하며 그간 자신이 가지고 있던 교타자 이미지를 깨뜨리기도 했다. 최주환으로서는 의미가 큰 시즌이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가한 최주환은 애당초 수상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최주환은 “경쟁 상대가 이대호 선배다. 일단 나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데 평가 자체에 감사할 뿐이다. 상을 받고 안 받고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그동안 나는 주전으로 경기에 뛸 수 있느냐 마느냐가 문제인 선수였다. 골든글러브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실제 최주환은 1군의 벽을 깨뜨리기 위한 시간이 짧지는 않았다. 2012년 81경기, 2013년 47경기, 2014년 82경기, 2015년 100경기, 2016년 85경기라는 출전 경기수가 이를 증명했다. 완전히 1군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지는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 번 알을 깨고 나오자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렸고, 올해는 골든글러브 후보까지 올라섰다. 최주환은 “참가 자체가 다른 시즌에 비하면 또 하나의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올해 최주환의 골든글러브 기준 포지션은 지명타자였다. 사실 최주환은 내야수 출신으로 전문 지명타자가 아니다. 팀 내 포지션 교통정리와 부상이 겹치면서 올해는 지명타자로 많은 경기에 나섰을 뿐이다. 최주환도 “지명타자를 맡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내심 수비 소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실적인 문제는 최주환도 잘 안다. 최주환은 “포지션 욕심을 버린 건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팀 사정상 자연스레 지명타자가 됐다. 우리 팀 내야수들은 다 국가대표급이다”고 했다. 하지만 도전하는 심정은 유지한다는 게 최주환의 생각이다. 최주환은 “어려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작년에도 수비를 충분히 소화한 적이 있다”고 의욕을 드러내면서 “해왔던 것을 계속 할 것이다.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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