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부터 대리소감까지' 이영하, 추억 가득 첫 GG 나들이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12.11 11: 02

“형 도와주세요."
이영하는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8 MY CAR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클린베이스볼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이 처음인 이영하에게 ‘꾸밈’은 큰 고민일 수밖에 없었다. 야구인 최대 잔치 중 하나인 만큼, 머리 손질부터 화장까지 소홀히 할 수 없을 노릇이었다. 실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선수들은 익숙한 유니폼 대신 각자의 패션 센스가 담긴 정장 등을 차려입고 한껏 개성을 뽐낸다. 이런 자리가 처음인 이영하에게는 큰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영하는 골든글러브 하루 전 조심스럽게 선배 한 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외야수 부문 수상이 유력했던 김재환이었다. 이영하는 참석 당일 머리 손질 등에 대한 고민을 전했고, 김재환은 이영하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줬다. 헤어숍에서 비용 계산도 선배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영하는 “(김)재환 선배님께서 정말 흔쾌히 다 해주셨다. 감사드린다”고 고마워했다.
김재환은 “아마 (허)경민이가 결혼식 준비 등으로 바빠서 나한테 연락한 게 아닌가 싶다. 아마 어떤 선배라도 똑같이 해줬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영하의 이날 ‘클린베이스볼상’은 더욱 특별했다. 시상식 오전 승부조작 관련으로 큰 논란이 있었기 때문. 이영하는 지난 4월 한 브로커의 승부조작 제의를 거절하고 구단에 신고해 상을 받게 됐다. 이영하는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다”라며 “상금 5000만원은 모교 후배들에게 야구 물품으로 지원하고, 나머지는 난치병 환자에게 구단을 통해 기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보복이 있지는 않았냐는 이야기에 그는 “아마 보복을 당했으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한편 이날 이영하에게는 ‘클린베이스볼’ 시상 외에도 특별한 임무 하나가 더 있었다. 바로 조쉬 린드블럼이 수상할 경우 대리 수상을 해야하는 것. 린드블럼은 개인사로 현재 미국에 있어 이날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이영하는 “수상 소감을 받았는데, 읽어야할지 외워야할지 모르겠다”라고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린드블럼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게 됐고, 시상대에 올라간 이영하는 ‘외워서’ 소감을 전달했다. 아울러 중간에 ‘린드블럼이 영어로 소감을 하지 않았냐’는 짓궂은 질문에는 “헬로우(Hello)”라고 받아치는 센스까지 보여줬다.
이영하는 올해에는 대리수상을 했지만, 다음에는 꼭  자신이 주인공이 되기를 꿈꾸기도 했다. 이영하는 “선수라면 꼭 받고 싶은 것”이라며 “내년이든 내후년이든 잘해서 받을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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