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과 다른 오늘’ 거물급 선수들, 연봉 칼바람에 떤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2.09 13: 01

한때 리그를 지배했던 사나이들이 초라한 신세로 전락할까. 본격적인 연봉 협상을 앞두고 4년 전 ‘FA 잭팟’을 터뜨렸던 선수들의 삭감폭이 관심으로 떠올랐다. 각 구단도 그 폭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4년 전인 2015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여럿의 고액 연봉자를 탄생시켰다. 미국에서 유턴한 윤석민(KIA)이 4년간 90억 원을 받으며 투수 최고액을 썼고, 최정은 4년 86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장원준(두산)은 4년 84억 원에 두산 유니폼을 입었고, 삼성의 황태자였던 윤성환도 4년 80억 원에 계약을 마쳤다. 그 외 안지만(4년 65억 원), 김강민(4년 56억 원), 박용택(4년 50억 원)도 총액 50억 이상의 대형 계약에 합의했다.
KBO 리그의 FA 자격취득연한은 고졸이 9년, 대졸이 8년이다. 군대를 감안하면 빨라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첫 FA 자격을 얻는다. 선수 생활의 정점에 있을 때라 자연히 값어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4년이 지나는 동안 당시만한 가치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2차 FA에서도 성공한 최정(SK)이나 강민호(삼성)와 같은 사례가 쉽게 나오지 않는다는 의미다.

FA 자격을 다시 취득한 선수도 있다. 최정은 SK와 6년 총액 106억 원에 계약하며 여전한 가치를 인정받았다. 다만 단순하게 4년으로 환산한 금액은 70억 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1차 때보다 금액이 떨어졌다. 윤성환 박용택은 다시 FA 시장에 나왔으나 대형 계약을 따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구단이 생각하는 계약 기간이 그때처럼 4년은 아니다.
가장 관심이 모이는 선수는 단연 윤석민이다. 윤석민은 올해 12억5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촤근 3년 성적이 좋지 않았다. 부상 탓에 3년간 1군 투구 이닝이 71이닝에 그쳤다. FA 자격 일수도 채우지 못했다. 1년 연봉 계약을 해야 하는데, 대폭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게 지배적인 시선이다. 역대 최고 삭감액은 장원삼의 5억5000만 원이다. 윤석민은 그 이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장원준의 올해 연봉은 10억 원이었다. 두산 이적 후 3년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하필 FA를 앞둔 올해 성적이 고꾸라졌다. 24경기에서 3승7패2홀드에 머물렀고 평균자책점은 무려 9.92였다. 3년간의 공로를 인정할 수도 있겠지만, 냉정하게 따지면 역시 삭감액이 클 전망이다.
올해 6억 원을 받은 김강민 또한 어느 정도의 삭감은 불가피하다. 후반기와 포스트시즌에서 대활약하기는 했으나 80경기 출전에 그쳤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K가 포스트시즌에서의 공헌도를 얼마나 쳐주느냐가 관심이다. 올해 5억 원을 받은 배영수는 한화를 떠나 두산에 입단하면서 연봉 1억 원에 계약했다. 4억 원이 깎였다.
각각 연봉 8억 원을 받은 윤성환과 박용택은 FA 자격을 다시 따냈다는 점에서 삭감액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박경수와 같은 사례는 연봉이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박경수는 당시 4년 18억2000만 원에 계약했고 올해 연봉은 2억3000만 원이었다. 4년 계약 기간을 따내기는 쉽지 않아 보이나 연봉 자체는 인상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한편 2015년 FA 계약은 윤석민을 포함해 총 20명이었다. 이 중 4년 계약을 한 선수(3+1년 포함)는 총 13명이었다. 이 중 자격을 다시 취득해 시장에 나온 선수는 최정 윤성환 박용택 박경수까지 4명뿐이다. 안지만 조동찬 조동화 박기혁 김사율은 은퇴했거나 그런 상태이며, 윤석민 권혁 배영수 김강민은 자격 취득 일수를 채우지 못했다. FA 계약 후 4년간 꾸준히 활약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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