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볼 혁명과 현실 괴리, 롯데 맞춤형 지도로 좁힌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2.07 13: 13

플라이볼 혁명과 발사 각도 열풍으로 대변되는 현대야구의 타격 트렌드다. 이젠 모두가 발사 각도를 높여 최대한 공을 띄우려고 한다. 낮은 공을 들어올리는 어퍼 스윙이 보편화됐다. KBO리그에서는 SK 와이번스가 플라이볼 혁명의 선두주자다. 
메이저리그에는 ‘스탯캐스트’가 있듯이, 한국에는 ‘트랙맨’ 데이터가 있다. 트랙맨 데이터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 모두 전달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장점과 단점, 보완점들을 찾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트렌드에 억지로 동참 하려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발사 각도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이 사실. 밸런스가 유지된 상태에서 공에 임팩트를 가한 뒤 스윙 궤도를 높이는 게 맞지만, 임팩트 이전에 타격폼의 밸런스까지 무너뜨리면서 높은 각도를 억지로 만드는 선수들도 있다. 롯데 김승관 타격 코치는 선수들이 발사 각도에 대해 갖고 있는 이런 오해부터 바로잡는 것부터 지도를 시작하고 있다. 

경험이 없는 젊은 선수들이 참가하는 마무리캠프에서 이러한 오해를 바로 잡고 정확한 타이밍과 임팩트 이후에 발사각도가 나온다는 것을 선수들에게 주지시켰다. 김승관 코치는 “정확한 임팩트 이후에 배트의 궤적을 높여서 발사 각도를 높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선수들이 이를 오해해서 임팩트가 되기도 전에 몸을 들어올려 억지로 발사 각도를 만들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배트 밑동에 공이 맞게 되면서 땅볼이 나오기 십상이다”고 전했다.
여전히 트렌드와 현실의 괴리가 있다는 것. 그 괴리를 좁혀가면서 선수들에게 임팩트 이전에 몸에 힘을 최대한 빼자고 주문하고 있다. 주전급 선수들과 백업 선수들 간의 격차도 이러한 김승관 코치의 오해를 극복하는 지도 속에서 달라질 수 있는 법이다. 
또한 김 코치는 굳이 트렌드를 따라가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분명하게 밝혔다. 높은 발사 각도는 타격의 포인트가 앞에서 이뤄진다는 게 정설. 하지만 트렌드를 따라가고자, 발사 각도를 높이기 위해 타격 포인트를 무작정 앞으로 가져갈 필요가 없다는 게 김승관 코치의 생각이다. 대표적인 예로 손아섭과 민병헌을 들었다. 
김 코치는 “(손)아섭이랑 (민)병헌이를 보면, 타격 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될 때 오히려 땅볼 타구들이 많았다. 타구들을 보면 두 선수 모두 포인트를 뒤 쪽에 두고 밀어쳤을 때 잘 맞고 좋은 타구들이 많이 나왔다”면서 “다가올 스프링캠프에서도 아섭이랑 병헌이에게 얘기를 할텐데, 굳이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가져갈 필요는 없다고 말해줄 생각이다”고 전했다. 이들에게는 발사 각도에 대한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설명할 생각. 발사 각도만큼 중요한 트렌드가 타구 속도이기에 이들에게는 타구 속도를 좀 더 강조한다는 의미다.
롯데의 타선은 쟁쟁하다. 올해 팀 타율 2할8푼9리로 전체 4위, 홈런 203개, OPS 0.827로 모두 리그 3위에 올랐다. 타격에 대한 걱정은 그리 크지 않다. 전준우와 신본기는 올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선수들이 갖고 있는 잘못된 생각들을 바로잡고 선수들에게 맞는 옷을 찾아주는 작업까지 등한시 할 수는 없었다. 과연 김승관 코치의 이러한 맞춤형 지도 방식이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기존 타자들의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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