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빚투'는 연좌제? 스타가 채무 강요 수단인가[Oh!쎈 데?]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12.06 16: 36

지난달 래퍼 마이크로닷으로 시작된 연예계 가족 '빚투(나도 떼였다)' 논란이 도끼, 비(정지훈), 마동석, 마마무 휘인, 차예련, 이영자, 이상엽, 티파니, 작곡가 이단옆차기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20년 전 충북 제천에 거주할 당시 함께 목축업에 종사하던 주변인들에게 연대보증을 부탁해 막대한 빚을 대신 지게 만든 후 뉴질랜드로 도망쳤다는 야반도주설과 사기설에 휘말렸다. 
마이크로닷이 채널A '도시어부'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호감도를 높였고 12살 나이 차가 나는 연상의 연인 홍수현과 공개 연애로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던 만큼 가족의 사기 논란은 대중에게 더 큰 충격이었다. 

다만 마이크로닷이 어렸을 때 부모가 저지른 잘못이라 그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묻진 않았다. 하지만 워낙 많은 피해자들의 폭로가 쏟아졌고 마이크로닷이 논란이 불거지기 전 이러한 사실들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까지 나와 비난은 점차 거세졌다. 
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도끼 역시 어머니가 과거 1천만 원을 빌린 후 갚지 않았다는 폭로의 주인공이 돼 연예계가 들끓기 시작했다. 심지어 도끼는 "1천만 원은 내 한 달 밥값"이라는 뻔뻔한 해명까지 내놓아 불 난 집에 부채질을 했다. 
두 사람까지만 해도 부모의 과거 금전적인 잘못에 대해 연예인이란 이유로, 가족이란 이유로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마이크로닷과 도끼 둘 다 스스로 빚을 변제하겠다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런데 비, 마동석, 휘인, 차예련, 이영자, 이상엽, 티파니까지 '빚투' 폭로의 희생양이 되자 여론이 점차 바뀌었다. 본인이 저지른 잘못이 아닌데 연예인이란 프레임에 가둬 가족의 빚을 연좌제로 떠미는 건 옳지 않다는 시선들이다. 
피해자들의 억울한 심정은 십분 이해가 되지만 채무자와 채권자 당사자들의 일을 연예인 가족이란 이유로 공론화 시키고 잘못을 떠넘기는 건 또 다른 피해자를 낳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들이었다. 
겹겹이 쌓인 대중의 피로도 역시 한몫했다. 이미 합의를 보거나 변제된 오래 전 일을 '빚투' 흐름에 맞춰 다시 한번 꺼내어 폭로한 경우도 있기 때문. '미투'로 시작된 2018년이 '빚투'로 마무리 되는 씁쓸함도 그렇다. 
가족이란 이유로, 연예인이란 이유로 당사자가 연루된 게 아닌 금전적인 잘못을 대신 지는 건 스타로서도 억울할 터다. 실제로 휘인과 차예련 등은 오랫동안 연락이 닿지 않던 아버지의 빚을 대신 갚은 걸로 알려져 오히려 동정을 샀다. 
억울한 피해자들이 있어선 안 될 일이지만 너도나도 쏟아내는 가족 관련 '빚투'로 인해 연예인들이 채무 강요의 수단이 되어서도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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