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 대우 받았다” SK의 배려, 전유수는 가슴에 품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2.04 15: 50

SK와 KT가 1대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우완 베테랑 불펜 자원인 전유수(32)는 이제 새 인생을 시작한다. 전유수는 SK의 마지막 인간적 배려를 가슴에 품은 채, 이제 새 팀에서의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SK와 KT는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유수와 남태혁의 맞트레이드 소식을 알렸다. 우완 불펜 자원인 전유수는 2005년 현대에서 1군에 데뷔, 1군 통산 310경기에 나가 15승15패3세이브17홀드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한 베테랑 자원이다.
2012년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은 전유수는 SK의 성적이 좋지 않았던 시절 마당쇠로 헌신했다. 연투를 마다하지 않았고, 때로는 멀티이닝도 소화하며 SK 불펜의 버팀목으로 자리했다. 2013년 54경기(57⅔이닝), 2014년 67경기(84⅔이닝), 2015년 66경기(77⅔이닝) 출전이 이를 잘 증명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팀이 필요한 자리에 항상 있었다.

때문에 SK도 전유수를 떠나보내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1군 엔트리 한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선수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 주목했다.
그 과정에서도 마지막까지 배려가 있었다. 손차훈 단장이 며칠 전 전유수를 만났다. 트레이드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대개 트레이드 논의는 성사 직전까지 선수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언론 보도를 통해 트레이드 사실을 제일 처음 알게 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SK는 전유수에게 직접 트레이드에 응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가기 싫다”라고 하면 트레이드를 물릴 계획이었다.
전유수가 트레이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뒤에는 KT 측에 "전유수를 꼭 1군에서 써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이에 대해 KT도 긍정적으로 대답했고, 4일 고위층의 최종 결정이 나며 트레이드가 발표되기 이르렀다.  
전유수는 “사실 트레이드는 가라고 하면 가는 거 아니겠나. 하지만 그렇게까지 물어봐주시니 너무나도 감사하고 고마웠다. 정말 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고마워하면서 “형들, 후배들, 팬들과 정이 많이 들었는데 그 부분은 아쉽다. 특히 팬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사실 내가 잘하는 선수도 아닌데 그 이상의 응원을 받았다. 진짜 기억이 많이 날 것 같다. 죽을 때까지 SK가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작별 인사를 고했다.
새 팀에서의 각오도 드러냈다. 전유수는 “사실 트레이드에 응한 것이 쉽지는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내 나이가 적은 것도 아니고,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쨌든 야구는 계속 해야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이숭용 단장님과도 통화를 했는데 팀 불펜에 어린 선수들이 많으니 고참으로서의 역할을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마운드 위에서의 모습은 물론 행실에서도 모범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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