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유수-남태혁 맞트레이드, SK-KT 나란히 실리 취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2.04 13: 10

SK와 KT가 선수 한 명씩을 주고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KT는 당장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베테랑 우완 불펜 자원을, SK는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우타 거포 요원을 얻었다.
SK와 KT는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유수와 남태혁의 맞트레이드 소식을 알렸다. 이번 트레이드는 불펜을 보강하고자 했던 KT와 장기적인 1루 백업을 확보하고자 했던 SK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SK와 KT는 지난 11월 조용호의 무상 트레이드에 합의한 바 있다. 이번 오프시즌 들어서만 두 번째 트레이드다.
2005년 현대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한 전유수는 1군 통산 310경기 출전 경력이 있는 베테랑 우완 자원이다. 지난 2012년 최경철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었고, 그 후 SK의 불펜에서 많은 몫을 했다. 해외 유턴파인 남태혁은 2016년 KT의 2차 1라운드(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우타 거포 자원이다. 제물포고를 졸업한 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계약을 했던 경력이 있다.

이강철 감독이 취임한 KT는 마운드 보강이 급한 상황이었다. 여기서 SK 1군 엔트리 진입을 장담하기 어려운 전유수가 레이더에 걸렸다. 전유수는 2013년 54경기, 2014년 67경기, 2015년 66경기, 2016년 46경기에 뛴 SK의 마당쇠였다. 그러나 2017년에는 18경기, 올해는 16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올해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시즌 중반 허리까지 좋지 않아 끝내 포스트시즌 엔트리 진입에 실패했다.
최근 팀의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 참가하기는 했으나 현재 SK의 불펜 상황에서 얼마나 기회를 얻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반대로 SK보다 불펜 전력이 떨어지는 KT로서는 우완 불펜진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선수다. 선수 개인적으로도 이번 트레이드가 더 큰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대목이 많다.
SK는 전유수를 보내는 대신 남태혁을 얻어 미래를 도모했다. 전유수만큼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전력은 아니지만, 팀 구조상 미래에 필요한 전력이라는 평가다. 인천 지역 연고인 제물포고를 졸업한 남태혁은 KT 지명 이전부터 SK의 관심을 받은 선수였고, 조금 순위가 밀린다면 지명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던 선수였다. 다만 당시 KT가 남태혁을 전체 1순위로 뽑는 파격적인 행보를 선보이며 SK의 뜻은 이뤄지지 않았다.
남태혁은 큰 기대를 모았으나 1군 정착에는 실패했다. 3년간 1군에서 단 54경기 출전에 머물렀고 통산 타율은 2할2푼6리, 홈런은 2개였다. 올해는 1군 7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KT의 큰 기대감에 미치지 못했음은 분명했다. 그러나 올해 퓨처스리그(2군) 68경기에서는 타율 3할5푼, 8홈런, 4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86으로 가능성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힘이 있다는 측면에서 SK의 타선 기조와 비교적 잘 어울린다.
SK는 남태혁이 급하지 않은 팀이다. 1루에는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제이미 로맥이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백업으로는 박정권 최승준이 대기하고 최항이나 나주환도 1루를 소화할 수 있다. 2군에는 좌타 유망주인 하성진이 대기한다. 다만 박정권은 내년 만 38세가 되고, 같은 우타인 최승준도 30대 선수다. 최항 나주환은 전문 1루수가 아니며, 하성진은 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3년 뒤의 미래를 봤을 때 그리 넉넉한 창고는 아니다.
이에 SK는 남태혁을 영입해 로맥-박정권 이후를 대비한다는 심산이다. 아직 타격에서 다듬을 것이 많지만 선천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트레이드로 한 번쯤 주변의 분위기를 바꿔준다는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문광은을 보내고 강승호를 얻었고, 이번에는 전유수를 보내고 남태혁을 얻는 등 불펜과 야수를 고리로 한 두 건의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미래에 대비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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