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정신병”VS“한남스럽니”...문화계 性갈등 ‘일파만파’ [Oh!쎈 이슈]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12.04 10: 42

문화계가 성혐오 발언으로 시끄럽다. 산이는 “메갈은 정신병”이라며 강경 페미니즘 집단을 비난해 화제를 모았고, 인터넷 서점 예스24(YES24)가 광고 문구에 ‘한남스럽니’라는 표현을 썼다가 대중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3일 래퍼 산이는 신곡 ‘웅앵웅’을 공개했다. 신곡 ‘웅앵웅’은 앞서 발표한 노래 ‘페미니스트’의 연장선상에 있는 곡으로, 강경 페미니즘 집단을 향해 “사회악, 정신병”이라고 비난하는 내용을 담았다. 산이는 가사에 “꼴페미”, “거짓선동”, “남혐 안 하면 적” 등의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해 자신의 소신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는 ‘페미니스트’라는 곡에 탈코르셋, 입대 등 성차별 이슈에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를 사용해 페미니즘을 비꼬는 듯한 가사를 담았다. 이로 하여금 논란에 휩싸이자, 산이는 “나는 여혐(여성혐오)이 아니다”라며, ‘페미니스트’가 “여성을 존중한다 말하지만 속은 위선적이고 앞뒤도 안 맞는 모순적인 말과 행동으로 여성을 어떻게 해보려는 사람을 비판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거기에, 산이는 ‘웅앵웅’을 통해 강경 페미니스트 집단이 올바른 페미니즘을 실천하지 않고, 오히려 ‘정신병’에 가까운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의 소신이 담긴 곡에 일각에서는 “할 말 했다”는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대부분의 대중은 성차별 이슈를 자극적으로 다룬 산이의 태도에 쉽사리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산이의 ‘웅앵웅’, ‘페미니스트’가 오히려 문화계 성대결 구도를 만들었다고 비판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산이가 쏘아올린 ‘문화계 성대결 구도’는 인터넷 서점 예스24의 ‘한남’ 사태로 악화됐다. 문제의 시작은 지난 2일, 예스24가 운영하는 웹진 채널예스 측이 메일로 발송한 문구 때문이었다. 채널예스는 책 홍보 이메일에 “어쩌면 그렇게 한(국) 남(자) 스럽니”라는 제목을 달아 회원들에 발송했다. 
‘한남’은 일부 여성들 사이에서 남성들을 비하하는 단어로, 이미 성혐오 발언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채널예스가 “한남”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사용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었다며, 회원들은 크게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예스24 탈퇴 운동도 일어나,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예스24 탈퇴 인증도 줄을 잇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지난 3일 예스24는 “2일(일) 오전에 발송된 정기메일(문화산책) 제목과 관련하여 고객님들께 사과 말씀드린다. 해당 제목은 최근 발간된 '한국, 남자' 최태섭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작가의 저서를 소개하는 내용 중에 발췌한 문장이나,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예스24의 사과에도 대중의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한남’이 사회적 젠더 갈등을 드러내는 대표 단어로 꼽히는 이 시점에, “의도와 다르게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예스24의 사과가 와닿지 않는다는 게 대중의 입장이다. 이 또한 문화계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경솔한 사례가 됐다며 안타까워하는 반응도 속출하고 있다. 과연 산이와 예스24가 쏘아올린 문화계 성 갈등이 어떻게 완화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 yjh0304@osen.co.kr
[사진] OSEN DB, 예스24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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