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도끼 vs '여혐' 산이, 잘나가던 래퍼의 추락(ft.힙찔이) [Oh!쎈 초점]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12.04 09: 16

엠넷 '쇼미더머니'는 힙합의 대중화를 이끌며 힙합 서바이벌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이를 통해 여러 래퍼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고 마니아들의 것이었던 힙합 역시 음원 차트 상위권을 장악할 정도로 고른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미디어를 통해 더 많은 래퍼들이 알려지면서 힙합하는 이들에 대한 대중의 평가가 엇갈리게 됐다. 사회의 부조리를 거침없이 꼬집는 정의의 사도 혹은 말만 번지르르한 허세의 아이콘, 이 극과 극 이미지 안에서 말이다. 
폭행, 마약, 음주운전 등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킨 이유에서다. 정상수, 씨잼, 바스코, 리쌍 길, 블랙넛 등이 사회면을 얼룩지게 만들었고 최근에는 도끼와 산이가 각각 '빚투(나도 떼였다)'와 '여혐' 논란으로 자신이 이룬 위상을 스스로 좀먹고 있다. 

지난달 한 누리꾼은 A씨가 과거 1000여만 원을 빌렸지만 지금까지 갚지 않고 잠적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 A씨가 도끼의 어머니라는 것. 논란이 불거지자 도끼는 곧바로 SNS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적극적으로 반박에 나섰다. 
도끼는 "어머니는 사기를 친 적이 없고 법적 절차를 다 밟은 상태다. 나는 이 사실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하지만 상대를 잘못 골랐다. 못 받은 돈이 있다면 나에게 와라. 우리 가족은 잠적한 적이 없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돈을 바라보는 시각이 문제가 됐다. 도끼가 "무슨 금액이 10억 20억 100억이었으면 이리 저리 검토를 해보고 사과문 올리고 갚든가 할 텐데. 500 500 빌려간 것 갖고. 1000만 원으로는 집도 못 산다. 1000만 원 어차피 내 한 달 밥값인데"라고 말한 것. 
결국 도끼는 가족의 과거 빚으로 인한 '빚투' 뿐만 아니라 태도 논란에까지 휩싸였다. 결국 그는 피해자와 만나 오해를 풀고 금액을 변제하기로 했으며, 원만히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리고 3일, 신곡 '말조심'을 발표하며 다시 한번 논란에 불을 지폈다. 
도끼의 신곡 '말조심' 가사는 이렇다. 
"날 죽일 듯이 물고 뜯던 놈들 인터넷 밖에선 뵈지 않어
빌어먹을 swag 타령 어려 경솔 하단 얘기
못 배운 놈 무식하게 대처 한단 얘기
언팔 한 단 애기들과 평소엔 코빼기도
안 보이다가 이제 와서 활개치네 괜히"
"힙합은 아냐 절대 니들의 유행이
다시 한번 말하지만 될 수 없어 난 연예인이
욕 안 한다더니 욕한다고 지랄
그럼 어찌 되나 보자 옛다 XXXX
이제 추락하냐 이미지? 이제 활동 못해?
니들이 띄워줬다며, 그럼 나 이제 X돼?
인기 한순간이네 okay
힙합이 만만해 보이면 너도 해봐 go ahead"
"천만 원 내 밥값? 한 달? no cap
말조심? 난 니들 머리 위에 있어 ball cap
아무리 못 배웠어도 니들보단 똑해
글 읽고 혼자 빡치지 전에 배워라 독해
내 실수면 실수, 후회하던 말던
어차피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으니 발전해
앞으로 가는 수밖에
하늘에 내 손이 닿게
떠난다는 사람은 난 안 붙잡지"
그런가 하면 힙합의 대중화의 중심에 있던 산이 역시 현재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래퍼다. 지난달 전국민을 들끓게 했던 이수역 폭행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SNS에 영상을 올렸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 남녀 혐오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루 뒤 산이는 신곡 '페미니스트'를 발표했고 "브라 안 차고 겨털 안 밀고 머리 짧게 짤러 그럼 뭐 깨어있는 듯한 진보적 여성 같애?", "너 포함 내 엄마 내 누나 내 여동생 이쓴 그대로 리스펙트" 등의 가사가 또다시 문제가 됐다. 
단순히 이수혁 폭행사건을 바라보는 남녀의 성대결이 아닌 산이가 은연중에 갖고 있던 넓은 의미의 여성 혐오적 시각이 깔려있다며, 오히려 남녀 혐오를 더욱 조장하는 가사라는 비난이었다. 산이는 거듭된 논란에 가사에 담긴 의미를 해석한 글까지 남겼지만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차가워졌다.
급기야 산이는 자신을 향한 비난에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지난 2일 열린 소속사 합동 공연에서 자신을 비방하는 글이 적힌 슬로건을 들고 있는 팬들에게 "나를 싫어하냐"고 물었고, '네'라는 대답이 돌아오자 "나를 왜 싫어하냐. 혐오를 사랑으로 즐기는 무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때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산이는 이후 자신의 비방이 적힌 모형을 받아든 뒤 "워마드 메갈은 사회악이다. 너희는 정신병이다"라고 외치며 영어로 욕설을 내뱉었다. 일부 관객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데 자신 역시 그들을 존중할 필요가 없다는 것. 
공연장 분위기는 삽시간에 싸늘해졌고 공연 역시 5분 넘게 중단됐다. 결국 브랜뉴뮤직 수장인 라이머가 "기분이 불편하신 분들이 있었다면 사과드린다. 브랜뉴뮤직 아티스트는 다 생각이 다르다. 각자 자신들의 생각, 신념, 소신이 있을 수 있다"며 공개 사과했다. 
그러자 산이가 또다시 신곡 '웅앵웅'을 발표하며 자신은 여성혐오자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웅앵웅'의 가사는 이렇다. 
"좌표 찍고 몰려 오는 소리 쿵쾅쿵
야 나 두번 말 안할게
나 절대 여성 혐오 안해
자 제발 줄래 증거 한개
라도 아무말 못해 한 적 없기에 메갈 빼애액
Woo 꼴페미야 거짓선동 음 몇번속앗다만 첨에야"
"남성혐오 eww 이미
인식 메갈은 사회악
진짜 여성은 알지 얘네는 정신병이야 (true)
워마든 여자도
남혐 안하면 적이고
욕하지 자기 아빠두
남잔 다 범죄자래 풉"
도끼와 산이 모두 자신의 소신을 자신있게 피력했지만 대중의 화살을 그대로 받고 말았다. 둘 다 경솔한 언행 때문이었다. 특히 이후 대처하는 방식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지 못하며 결국 비호감 끝판왕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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