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번' 한의권..."감독님 등번호 어울리는 선수 되겠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12.03 06: 00

서정원 감독은 수원 삼성을 떠났다. 하지만 그 등번호는 한의권에게 이어졌다. 
수원 삼성은 지난 2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최종 38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고질적인 수비 불안으로 0-2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수원은 상위 스플릿에서 단 1승(1무 4패)도 추가하지 못하며 6위(승점 50, 13승 11무 14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제주전은 지난 6년 동안 수원을 이끌어온 서정원 감독의 이별 무대였다. 하지만 수원은 서정원 감독의 고별전에서 주도권을 잡고도 결정력 부재와 수비수들의 집중력 부재로 자멸했다.
한의권은 0-2로 뒤진 후반 10분 전세진과 교체로 경기장에 들어섰다. 그는 날랜 움직임으로 부지런히 뛰어 다니며 수원의 후반 공세를 주도했다. 한의권은 후반 30분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며 분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번 시즌은 한의권은 수원 적응기를 가졌다. 지난 7월 아산 무궁화에서 전역한 이후 원구단 대전 시티즌 대신 수원으로 입단한 한의권은 "K리그2와 달리 K리그1은 골이 잘 안들어갔다. 그러다 보니 자신감이 줄어들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한의권은 "수원이란 클럽에서 뛰며 많은 관중이나 팀 분위기에 놀랐다. 6개월 동안 수원 선수로 뛰면서 아직 부족하다고 느꼈다. 동계 훈련 기간 동안 남들보다 더 노력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노력 밖에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입단 당시 한의권은 서정원 감독의 큰 기대를 샀다. 서 감독이 직접 한의권을 두고 크게 될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한의권은 "감독님에게 죄송스럽다. 내가 조금 더 잘했으면 감독님에게 더 큰 웃음을 드릴 수 있었는데, 너무나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회상한 한의권은 지난 11월 4일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 경기에서 리그 데뷔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그는 “사실 수원 데뷔골은 서정원 감독님 없는 상황에서 기록한 것이었다. 서정원 감독님이 복귀하시고 넣은 골이라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수원 이적 이후 한의권은 남다른 몸놀림을 보여줬으나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더 발전하겠다. 노력해서 더 잘하겠다. 다음 시즌은 전북 현대를 상대로 골을 넣고 이기고 싶다. FC 서울도 마찬가지다. 서울이 무조건 살아남았으면 한다”고 목표를 세웠다.
서정원 감독은 한의권의 수원 입단 당시 자신의 후계자라고 점찍으며, 현역 시절 등번호 14번을 물려줬다. 그는 “사실 14번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감독님 힘을 빌리고 싶다. 다음 시즌도 이 등번호 그대로 가겠다. 이 등번호에 어울리는 선수로 성장해서 서정원 감독님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 시즌 수원은 서정원 감독 없는 새로운 체제서 한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수원 팬들은 우승 트로피에 목말라 있다. 서정원 감독이 고별 기자회견에서 “선수로 많은 우승 트로피를 안겼지만, 지도자로는 한 개 밖에 차지하지 못해 아쉽다”고 언급할 정도.
서정원 감독이 떠났지만, 수원은 다시 한 번 명가 재건을 위한 도전에 나서야 한다. 이제 수원에게 염기훈을 대신한 얼굴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연 그 자리에서 다음 수원의 중심에 등번호 14번을 달고 뛸 한의권이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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