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의는 긍정-기본권 침해” 도마 위에 오른 FA 80억 상한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1.29 15: 21

초미의 관심사가 된 프리에이전트(FA) 계약 상한제에 대해 토론이 이뤄졌다. 패널들은 80억 상한제 도입이 제도상으로 문제가 있지만, 논의의 장이 만들어진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29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KBO 윈터리그’에서는 FA 제도를 놓고 패널들의 토론이 열렸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김대희 박사의 발제에 이어 김유겸 서울대학교 교수, 이재국 스포티비뉴스 기자, 최민규 전 일간스포츠 기자가 패널로 참가해 80억 상한제와 등급제 등 보상 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전체적으로 80억 상한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이재국 기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80억 제한은 다른 부작용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방향에 대한 부분은 고민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불합리한 조치로 보이지만, 다른 부분에서 고민할 수 있는 부분들은 지혜를 모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유겸 교수는 “비용 절감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문제는 80억 원 상한제를 했을 때 비용이 정말 줄어드느냐가 의문이다. 효과는 미지수라는 게 내 결론이다”고 부정적인 생각을 드러내면서 “연봉 시장을 왜곡한다. 최고 선수가 최고 연봉을 받을 수 없는 일이 생긴다. 그 시장에 벗어날 수 있는 공급자들은 다른 곳으로 간다.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동기를 자극할 수 있다. 자국 리그 경쟁력 강화에 역효과가 있다”면서 수도권 팀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민규 기자는 “FA 제도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 우리가 가장 규제적이다. 보류권을 포기하는 대신 주 는건데, 최대한 권리를 지키려고 했다. 그래서 KBO는 규제가 많다. 미국은 선수들이 싸워 FA 제도가 만들어졌지만, 구단들의 요구로 FA 제도가 만들어졌다”면서 “제도도 지킬 유인보다는 지키지 않을 유인이 더 크다. 한국프로야구는 글로벌 기업들이 운영한다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4년 80억 아마 지켜지지 않을 것이다. 부정적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기본권 침해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고, 독점보류권으로의 회귀다. 미국에서도 기본권 침해이기 때문에 FA가 생긴 것이다. 경제적 손익과 기본권은 교환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경제적 이익이 미지수인 상황에서 기본권까지 침해하며 제도를 바꿀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 기자는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최 기자는 “FA 제도는 가장 큰 문제는 최고 기량의 선수가 최고 금액을 못 받는다는 것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FA 자격을 얻으면 나이는 서른을 넘는다. 최고 기량은 20대 후반에 나온다. 합리적인 계약이 체결이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MLB도 지금 3년 연속 FA 시장이 얼어붙고 가격이 떨어졌다. KBO가 연구를 해야 할 부분이다”라면서 굳이 상한제가 아니더라도 다른 방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 또한 “가격이 올라가는 건 공급이 모자란 것이다. 지금보다 FA가 늘어나면 시장 가격이 조절될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인위적인 규제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다만 구단이 이번 안을 만들어 선수협에 제안한 것은 의미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 기자는 “긍정적인 의미는 하나 있었다. 지금까지는 구단의 일방적인 결정과 통보들이 많았다. 어쨌든 구단과 KBO 차원에서 선수협에 제안을 하고 서로 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고 했다. 최 기자 또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테이블이 마련될 뻔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 모멘텀이 유지가 돼 좋은 모델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skullboy@osen.co.kr
[사진] 홍은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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