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진 "김혜수와 연기호흡, 이런 게 케미구나 싶다"(종합)[Oh!커피 한 잔]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11.20 13: 29

 배우 조우진(40)의 얼굴은 늘 새롭다.
본격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햇수로 4년 동안 작품 속 캐릭터가 단 한 번도 겹친 적이 없었다. 선배 및 동료 배우들의 연기 칭찬에도 늘 겸손한 태도로 “저는 아직은 부족하다”고 말한다. 연기도 잘하고 인성도 갖춘 이 배우가 어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가 있을까.
조우진은 20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장르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영화사 집)의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달 28일 개봉하는 ‘국가부도의 날’은 재정국 차관과 경제 수석들이 우왕좌왕하거나 이익을 차리는 동안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가족과 회사를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들까지 1997년 IMF 외환위기 속에서 고군분투했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조우진은 “저도 97년 IMF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세대다. 저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대학등록금이 없어서 대입을 포기한 친구들이 많았다. 그때만 해도 돈이 없어서 공부를 포기한 친구들이 많았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힘든 시기를 직접 겪었다보니, 제가 기억하는 IMF는 주변에 넘쳐나는 소주병과 엄마의 한숨 섞인 소리였다. 그 시절을 영화로 다룬다는 것 자체에 저 스스로 당시 상황에 감정 이입이 많이 됐었다”라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우리 모두 1997년 IMF를 지나왔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외환위기의 실제 상황이 존재했다. 국가부도까지 일주일 남은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그 사실을 몰랐던 건 대한민국 국민뿐이었다. 1997년 11월 21일 정부는 IMF에 돈을 빌려 달라고 요청했고 약 4년여 동안 IMF의 관리를 받게 됐다. IMF는 돈을 빌려 주는 대가로 우리나라에 경제 구조를 개선하라는 등 직접적으로 간섭했다.
조우진은 “이제껏 한국영화에서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소재를 다룬다는 것 자체로도 매료됐다. 시나리오 자체에 템포감이 있었고 발단, 전개~결론에 이르기까지 내러티브가 굉장히 영화적이었다. 제가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게 감사했고, 여러 모로 의미가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임하게 됐다”라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덧붙였다.
조우진이 연기한 재정국 차관은 엘리트 권력층의 한 표상을 보여준다. 국가적 위기 상황 앞에서도 사사건건 대립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 분) 앞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오히려 기득권 세력이 더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야심을 불태운다.
그러나 그는 “선과 악을 구분 짓지는 않았다. 재정국 차관은 외국 명문대를 졸업한 사람이다. 열심히 공부했으나, 본인의 능력을 잘못 사용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그가 권력에 편승하기 위해 그런 행동들을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기득권에 편승하기 위해 본인이 갖고 있는 재능을 잘못 사용한 사람이지 악인은 아니라고 해석했다”라고 인물을 연기한 과정을 전했다.
조우진은 “시나리오 상에 전반적으로 호흡 조절이 잘 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사는 템포감 있게 흘러가면서도 캐릭터들의 감정의 깊이가 빠르지만은 않게 잘 담아낸 거 같다”라고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힘 조절에 신경을 많이 썼다. 우월감은 여유와 부드러움에서 온다는 생각이다. 윽박지를 때도 있지만, 어떨 때는 힘을 빼고 얘기를 해도 카리스마 있게 들릴 수가 있지 않나”라며 “테이크마다 어떤 단어는 힘을 빼고 말하거나, 어떤 대사는 씹으면서 이야기할 때도 있었다. 감독님과의 협의를 거쳐 애드리브를 넣기도 했다”라고 촬영 과정을 전했다.
조우진은 “김혜수 선배와 연기호흡을 맞춰서 너무 행복했다. 이런 게 케미(스트리)구나, 이런 게 호흡이구나 싶다(웃음)”라며 “언젠가 다시 한 번 더 김혜수 선배님과 작품을 통해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극중 한국은행정책팀장 한시현을 연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본 (김혜수의)불꽃 같은 장면은 두 개였다. NG 한 번 없이 영어 대사, 경제학 용어를 힘 있게 밀고 나가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라며 “카메라가 저를 잡고 있을 때도 그렇게 리액션을 해주셨다”라고 선배의 내공 깊은 연기를 극찬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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