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 조우진 "우월감은 여유와 부드러움에서 온다"[Oh!커피 한 잔②]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11.20 10: 52

 (인터뷰①에 이어)배우 조우진이 ‘국가부도의 날’ 속 재정국 차관을 해석하고 표현한 과정을 밝혔다.
조우진은 20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저는 선과 악을 구분 짓지는 않았다. 제 가방 끈과는 상관없이, (재정국 차관은)외국에서 명문대를 졸업한 인물이다. 열심히 공부는 했으나, 그 재능과 능력이 잘못 사용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권력에 편승하기 위해서 그런 행동들을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기득권에 편승하기 위해 본인이 갖고 있는 재능을 잘못 사용한 사람이라고 해석했다. 권력의 편승을 위해 그런 삶을 산 인물이 아닐까 싶었다”라고 인물을 해석한 과정을 전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영화사 집)은 재정국 차관과 경제 수석들이 우왕좌왕하거나 이익을 차리는 동안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가족과 회사를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들까지 1997년 IMF 외환위기 속에서 고군분투했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우리 모두 1997년 IMF를 지나왔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외환위기의 실제 상황. 국가부도까지 일주일 남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그 사실을 몰랐던 건 대한민국 국민뿐이었다.
‘국가부도의 날’은 실제 외환위기 당시 비공개로 운영됐던 대책팀이 있었다는 한 줄의 기사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시나리오를 읽은 배우들이 실제를 능가하는 디테일한 상황에 분노하고 동요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조우진이 연기한 재정국 차관은 엘리트 권력층의 한 표상을 보여준다. 국가적 위기 상황 앞에서도 사사건건 대립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 분) 앞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오히려 기득권 세력이 더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야심을 불태운다.
조우진은 “우리 사회가 정의로워야 하는데, (극중 관료들의 목표가) 기득권에 편승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행동들은 한 것 같다. 관객들이 보시기에 불편한 것도 있을 거다. 그들은 그런 선택을 당연하게 여겼을 거다. 자신의 삶의 기준에서 그런 결정이 성공이라고 생각했을 거다”라며 “여러 형태의 삶의 방식이 존재하지만 특히나 (재정국 차관은) 집에 가면 든든하고 훌륭한 가장으로서 대접 받을 거 같다. 그렇기에 그 또한 국민이고, 한 사람으로서 접근을 했다”라고 인물을 해석한 지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조우진은 “말투나 표정 등 힘 조절에 신경을 많이 썼다. 우월감은 여유와 부드러움에서 온다. 윽박지를 때도 있었지만, 어떨 때는 힘을 빼고 얘기를 해도 카리스마 있게 들릴 수가 있지 않나”라며 “테이크마다 어떤 단어는 힘을 빼고 말했거나, 어떤 단어는 하나씩 씹으면서 이야기할 때도 있었다. 감독님과의 협의를 거쳐 애드리브를 넣기도 했다. IMF와 협상을 할 때라든지, (직원에게)커피를 타라고 할 때가 그랬다”라고 촬영 과정을 전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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