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우진(40)이 “저 역시 IMF 국가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세대였다”라고 밝혔다.
조우진은 20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저도 1997년 IMF 국가부도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세대다. 저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대학등록금이 없어서 대입을 포기한 친구들이 많았다. 그때만 해도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친구들이 많았다”라고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 힘든 시기를 제가 직접 겪었다보니, 제가 기억하는 IMF 시기는 넘쳐나는 소주병과 엄마의 한숨 섞인 소리다. 그 시절을 영화로 다룬다는 것 자체에 스스로도 감정 이입이 됐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영화사 집)은 재정국 차관과 경제 수석들이 우왕좌왕하거나 이익을 차리는 동안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가족과 회사를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들까지 1997년 IMF 외환위기 속에서 고군분투했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우리 모두 1997년 IMF를 지나왔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외환위기의 실제 상황. 국가부도까지 일주일 남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그 사실을 몰랐던 건 대한민국 국민뿐이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영화를 보고)공감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조우진은 “이제껏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소재를 다룬다는 것 자체로도 매료됐다. 시나리오 자체에 템포감이 있고 발단부터 전개, 결론까지 내러티브가 굉장히 영화적이었다. 제가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게 영광이다. 여러 모로 의미가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품에 임하게 됐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그는 영화 전반적으로 호흡 조절이 잘 돼 있으며, 서사가 템포감 있게 흘러가면서도 캐릭터들의 감정이 빠르지만은 않게 담아낸 거 같다고 만족했다.
‘국가부도의 날’은 실제 외환위기 당시 비공개로 운영됐던 대책팀이 있었다는 한 줄의 기사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시나리오를 읽은 배우들이 실제를 능가하는 디테일한 상황에 분노하고 동요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조우진이 연기한 재정국 차관은 엘리트 권력층의 한 표상을 보여준다. 국가적 위기 상황 앞에서도 사사건건 대립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 분) 앞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오히려 기득권 세력이 더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야심을 불태운다.
조우진은 전작 ‘창궐’(감독 김성훈, 제공배급 NEW)에서 정의감 넘치는 조선시대 충신을 연기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180도 캐릭터 변신을 시도했다.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믿음의 체계를 새롭게 비틀어버린 셈이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