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좋아’, 못 본 이는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는 ‘공감백서’ [Oh!쎈 레터]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11.15 16: 00

‘죽어도 좋아’가 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는 마성의 공감 능력으로 호평을 자아내고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죽어도 좋아’는 안하무인 팀장 백진상(강지환 분)과 타임루프 저주를 깨기 위해 그를 개과천선 시켜야만 하는 대리 이루다(백진희 분)의 대환장 오피스 격전기를 담은 드라마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죽어도 좋아’는 첫 방송부터 제대로 코믹함을 뽐내며 소위 ‘병맛’이라 불리는 ‘B급 유머’를 제대로 발산했다. “개진상 죽어!”를 외치며 꿈에서 깨는 ‘을 중의 을’ 이루다, “계약직이라 그런가?”라는 무례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 백진상의 조합은 웹툰 원작답게 재기발랄한 유머를 자랑한다. 

거기에 ‘죽어도 좋아’는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만한 요소를 잔뜩 가지고 있다. 진상 상사를 향해 매일 마음속으로 ‘죽어!’를 외쳤다가, 진짜 자신의 눈앞에서 상사가 죽자 “아까 회식 때 속으로 죽으라고 해서 죄송해요”라고 눈물을 흘리는 이루다의 모습이 대표적 예다. “나는 회사 올 때 멘탈을 빼고 집에 두고 나와”라며 속없이 사는 게 제일 속 편한 길이라고 푸념하는 박유덕(김민재 분)의 말은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그런 와중에, ‘죽어도 좋아’는 ‘갑질 문화’나 워킹맘 문제 등의 직장 내 문제도 민감하게 다루고 있다. 만삭의 최민주(류현경 분)가 일은 하고 싶지만 육아 문제에 부딪혀 남편에게 “나도 너와 똑같은 고등교육 받고 일하는 사람인데 왜 항상 나만 해야 하냐”고 말하는 장면은 워킹맘들의 설움을 고스란히 담았다. 아이가 갑자기 아프다고 걱정하자, 집에 가보라고 말하는 이루다를 보며 “내가 왜 내 일을 포기할 거라 생각해?”라며 섭섭해하는 최민주의 모습은 동료들이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워킹맘들의 마음을 표현해주는 대목이다. 
‘죽어도 좋아’가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을 공감 있게 다루면서도 결코 무거워지지 않는 이유는 이런 답답함을 타파해주는 ‘사이다’가 있기 때문이다. 이루다는 백진상을 저주하는 사람이 생기면 백진상이 사망하고 다시 전날로 돌아가는 타임루프 저주에 걸린 상태. 한마디로 ‘내일이 없는’ 사람이 됐다. 이루다는 그런 김에 ‘개진상’ 백진상을 들이받으며 회사원들의 속을 뻥 뚫어준다. 
이루다의 “팀장이 왜 팀장인데! 아랫사람 케어해주고 윗 사람들에게 해야 할 말을 해야 하는 게 팀장”이라는 말이나, “정부에서는 애 낳으라고 난리, 회사에서는 애 낳지 말라고 난리”라며 저출산 문제를 들이밀면서 정작 출산을 한 사람들을 위한 보상책이 아무 것도 없는 사회 문제를 담아낸 한 마디가 대표적인 ‘사이다 발언’이다. 이루다가 백진상의 멱살을 잡고 눈을 번쩍 뜰 때에는 ‘사이다 명언’이 줄줄 쏟아져 나오며 직장인들에 위로와 쾌감을 선사하는 명장면이 생겨난다.
이처럼 다양한 매력을 갖춘 ‘죽어도 좋아’는 조금씩 시청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아직 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다’는 게 애청자들의 의견. 웃음도, 공감도, 사이다도 있는 ‘죽어도 좋아’는 그야말로 직장인들이 필수로 봐야 하는 ‘직장인 공감백서’가 됐다. / yjh0304@osen.co.kr
[사진] ‘죽어도 좋아’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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