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문 닫아야 할 때"…드렁큰타이거, 스스로 선택한 이별(ft.RM) [종합]
OSEN 정지원 기자
발행 2018.11.14 16: 57

드렁큰타이거가 정규 10집을 끝으로 대중에게 안녕을 고한다. 지난 20년간 한국 힙합의 레전드로 군림해온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은 누구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14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드렁큰타이거 10집 'X : Rebirth oh Tiger JK'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가 진행됐다. 
드렁큰타이거의 대표곡 '난 널 원해'를 부르며 무대에 오른 타이거JK는 "20년 전 '난 널 원해'를 거리에서 부르며 다녔는데 마지막 앨범을 보여주는 자리에서 불러드리니 감회가 새롭다"며 인사를 건넸다. 

이어 타이거JK는 이번 앨범을 내게 된 소감을 묻자 "진짜 열심히 만들었다. 지난 1년 반동안 60곡을 만들어서 추려냈다. 해냈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도 있고, 또 아쉬움도 있다. 20주년에 대한 생각은 없다. 앨범을 낼 때 돼서야 듣게 됐다. 난 설렐 뿐이다. 20년간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아직도 앨범을 낼 수 있지 않나. 그래서 행복해졌다"고 밝혔다. 
타이거JK는 "드렁큰타이거는 도전하고 부수는 문화가 만들어질 때 쯤 탄생한 그룹이다. 그 때 가사나 음악색은 이제 문을 닫아야 하는, 타임캡슐에 넣어야 한다. 그래서 마지막 앨범을 결심했다. 드렁큰타이거는 드렁큰타이거대로 남겨두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이거JK는 "드렁큰타이거는 2018년에 마지막이 된게 맞다고 생각한다. 음악의 흐름이 다 바뀐 세상에서, 계속 드렁큰타이거를 하게 된다면 부도내고 끝내야 하는 시간이 올 수도 있겠다 싶었다"고 강조했다.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 앨범을 통해 타이거JK는 급변하는 가요 신의 분위기와는 별개인, 차트 순위와도 무관한 자신만의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번 신보에 30곡에 달하는 노래를 수록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타이거JK는 "팬들에게 소장가치가 있는 앨범을 드리고 싶었다. 이젠 CD를 듣지 않는 걸 이해하지만 마지막으로 소장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아이돌 가수들의 앨범을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끄덕이는 노래'는 듣고 느끼고 수긍하고 그저 끄덕여 달라는 힙합 특유의 흥과 메시지가 인상적인 노래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힙합 트랙으로, 타이거JK와 오랜 기간 호흡해온 프로듀서 랍티미스트의 노래다. 
윤미래가 이번 앨범의 총괄 디렉터로 참여했다. 타이거JK는 "1년 반 동안 윤미래와 작업했다. 랍티미스트는 300곡을 만들었고, 거기서 추려냈다. 윤미래는 내 랩이 부각되는걸 고민하다보니 고되지만 즐거워했다. 다툼은 없었다. 내가 윤미래의 팬이기 때문에 윤미래가 뭐라고 하면 다 따라갔다"고 밝혔다. 
이번 신보에는 방탄소년단 RM, 세븐틴 버논을 비롯 도끼 가리온 메타 슈퍼비 면도 QM 테이크원 김종국 은지원 데프콘 하하 등 각 장르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선후배 동료 뮤지션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가장 화제를 모은 건 방탄소년단 RM과의 협업. 타이거JK는 "RM은 MFBTY 활동 당시 인연을 맺었다. 의정부에 들러서 힙합에 대해서 함께 얘기하며 친해졌다. 이번 앨범에 가장 처음으로 섭외하고 피처링한 아티스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타이거JK는 "RM은 힙합에 빠져있는 친구라서 바쁜 와중에 곡도 같이 선정해줬다. RM이 참여했기 때문에 말랑말랑한 노래를 할 수도 있었지만, 가장 언더그라운드 같은 노래를 하고 싶었다. 우리가 좋아하는 노래로 해보자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DJ 샤인과의 협업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이는 무산됐다. 타이거JK는 "예전 멤버들을 다 찾아다녔다. 그 친구들은 떠난지가 너무 오래 돼서 부담스러워하더라. 큰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 그들에게 응원만 받고 즐겁게 헤어졌다"며 "그들의 부담감이 덜해진다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드렁큰타이거는 10집을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한다. 향후 타이거JK는 드렁큰타이거가 아닌 래퍼 타이거JK, 그룹 MFBTY, 소속사 필굿뮤직 대표이자 프로듀서로 활동을 이어간다. /jeewonjeong@osen.co.kr
[사진] OSEN DB, 필굿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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