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영화인" '사람이 좋다' 故신성일, 지지않는'★'이 되다[종합]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18.11.13 21: 58

故신성일의 마지막 길을 추모했다. 영원한 영화인으로 남은 그였다. 
13일 방송된 MBC 다큐 '사람이 좋다' 에서 故신성일의 생전모습이 그려졌다. 
지난 3년간 곁에서 지켜본 신성일에 대한 기록들을 전했다.  먼저 2018년 10월 4일, 하루전까지도 참석여부 확인할 수 없었던 배우 신성일이 한 호텔에 도착했다.  그의 모습은 지난 3월 모습보다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신성일은 옷을 갈아입으면서도 "근육이 다 빠져서 샤워해도 유감스러워"라며 옷을 갈아입었다. 영화제 참석의지를 굽히지 않는 그를 위해 의료진 두 명도 동행했다. 이미 암덩어리가 뼈로도 전이된 상태라고.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고통에 강력한 진통제를 맞았다. 

올해로 23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신성일도 인사를 전했다. 최악의 몸상태에서도 영화제에 참석해 후배와 동료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몸이 힘든지 이내 중간에 나와 식사를 하러 자리를 떠났다. 식당안에서 신성일은 휴대폰으로 영화제에서 찍힌 사진을 확인하며 눈을 떼지 못했다. 이어 "루머가 뜨니까 해명해야지, 살아있다, 죽지 않았다"면서 "백마디 말보다 사진 한 장으로 살아있다고 보여줘야지"라며 미소지었다. 
한국 영화의 살아있는 전설, 찬란했던 그에게 지난해 6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폐암 3기로 진단을 받은 것. 2018년 3월 인터뷰 중 딸 강수화는 "아버지가 폐암진단을 받고도 별거 아니다, 난 이겨낼 거다고 하셨다"면서 "영화 찍다가 죽을 뻔한 고비 3번이나 이긴 사람이라고, 내가 기적을 이뤄낼 거라 그러셨다"며 말했다.
그래서일까, 신성일이 암과의 사투를 벌이는 모습도 그려졌다. 매일 꼬박 부지런히 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하던 그였다. 생전 투병모습에서 그를 본 딸 강수화는 "발톱도 못 깎고 살도 없더라,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 어머니한테 수고했고 미안하다 한 마디하셨다"며 눈물을 보였다. 
2018년 11월4일, 장례식장을 향하는 엄앵란 모습이 그려졌다. 친지와 동료들도 서둘러 장례식장을 찾았다. 
몇번의 사망보도 역시 오보를 난 직후라 영화계 후배들도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순재는 "60년대 획기적으로 기여하신 분, 너무 일찍갔다"고 안타까워했다. 송해는 "하늘에선 마음대로 뜻대로 제작해서 우리 사바세상에 많이 보내주시길, 아름답게, 영화활동 많이하시길"이라며 추모했다. 인순이는 딸 강수화를 품에 안으며 위로했다. 이어 "스타로서 단어 하나까지도 잘 챙겨서 말씀하실 때 멋지게 나이드셨구나 생각했다, 정말 멋있으신 분, 영원한 팬"이라 추모했다. 
영화계 큰별 답게 그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뤄졌다. 마지막 길도 영화계 선후배가 함께했다. 엄앵란은 "임종시, 딸에게 수고했고, 고맙고 미안하다 그래라 전하라했더라, 우리 남편에게 저승에서 순두부같은 여자 만나 구름타고 전세계 놀러다녀라 얘기하고 싶다"면서"울면 망자가 걸음을 못 걷는다고, 난 억지로 안 울 것, 집에서 혼자 울 것, 그동안 희노애란 많았지만 엉망진창으로 살았다, 다시 태어나서 다시 산다면 이제는 선녀같이 공경하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이후 신성일이 정해놓은 묏자리로 마지막 인사도 남겼다. 살아생전,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만큼, 마지막도 결코 외롭지 않았다. 엄앵란은 "부부로 지낸지 55년, 오늘 보니 당신 대단한 사람, 참 베푸는 사람"이라면서 "내 자리 비워놓아라, 지금은 혼자자니까 춥지"라며 다시 올 것이라 했다. 반백년이 넘는 시간동안 우여곡절이 참 많았던 두 사람, 잘 버텨낼 기에 건넬 수 있는 마지막 인사였다. 
며칠 뒤, '아름다운 예술인상'으로 故신성일이 수상하게 됐고, 이를 대신 아내 엄앵란이 받았다. 엄앵란은 "한국 영화사 가장 화려한 발자취를 남긴 사람, 본인이 있었으면 좋아했을 것. 죽을때까지 영화인"이라면서 "대리수상해줘서 고맙다, 모든 걸 다 잘하지 못해 부끄럽다"며 소감을 전했다. 
딸 강수화는 "우리 아버지 영천에서 업어주신 것 가장 그리울 것"이라면서 "정을 떼고 사시다가 정을 붙이고 가셨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 어머니가 발 씻겨준다고 했는데 못 씻게 했다. 그래도 물수건으로 닦아드렸다, 사랑한다, 보고싶었다, 고맙다고 마지막 인사하셨다"며 마르지 않는 눈물만 보였다. 생전 마지막 부부사진, 투병사진도 그려졌다. 이어 "계속해서 영화 기획 얘기, 죽을 때까지 영화인이셨다"면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영화인 강신성일"이라 말했다. 
영화인 신성일은 화려했다. 그 시절 그의 연기는 많은 이들을 위로했다. 인간 신성일은 따뜻하기도 했다. 생전 "왔다가 가는게 사람의 길"이라며 죽음에 대해 담담히 얘기했던 故신성일, 
그의 이름처럼 팬들의 마음 속에 지지 않는 별이 되어 오래도록 빛날 것이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